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陰陽五行으로 사유하는 木 불 븥은듯한 단풍나무를 한참동안 바라본다. 한두 뼘 밖에 남지 않은 햇빛이 진홍색 단풍잎에 반사된다. 기우는 해와 지는 단풍과 은발이 성성한 나 셋이 서쪽을 향해 일직선이다. 연두와 초록 옷을 입은 어린 봄이 노랑과 주홍을 갈아 입더니 어느 새 진홍옷을 입고 쇠락해가며 얼마.. 더보기
중국의 寶丁山 大足石窟을 다녀 온 기념으로 퇴직을 기념하여 다녀온 가족 중국 여행시 보정산 다쯔석굴의 감동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인간의 상상의 범위를 초월하는 거대한 암벽 구역에 차가운 돌에 생명을 불어넣어 세세대대로 이어지면서 초대형 불교 작품을 만들어내는 차라리 기적이라고 하고 싶은..... 불교의 화려함과 .. 더보기
禪師들의 禪語 석가가 쥔 한송이 꽃과 迦葉의 미소 사이에서 오간 以心傳心이 인도 禪의 탄생이요, 가섭은 인도 선종의 초대 祖師이다. 이후 초대 가섭으로부터 계승된 인도 선가의 28대 조사인 達磨(보리달마, 달마다라)가 중국에 건너옴으로써 중국의 선종이 막을 열게 된다. 보리달마 이후의 선종 사.. 더보기
병풍산을 물들이는 낙엽 앞 산에 타는듯 물드는 단풍이 손짓하며 유혹하고 시월의 얼마남지 않은 따사로운 볕이 등을 떠밀어 시내를 건너 앞산으로 향한다. 盛唐 시대의 詩佛로 유명한 王 維의 시 한편을 읊으며 가는 나는 제법 로맨틱하다. 공산에 인적 없고 (空山不見人) 어디선가 인기척만 들리는데 (但聞 人.. 더보기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산중의 시월 하순 뜰을 서성이던 밤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어두운 하늘에는 작은 별들이 따스함이 배인 지붕 위를 내려다 본다. 낙엽이 바르르 떨며 이리저리 몰려 다니다 한 모퉁이 구석진 곳에서 머무른다. 올해는 여름철부터 국화 삽목을 해서 포기수를 많이 늘려 조경석 틈이며 입.. 더보기
말벌에 쏘이다 단풍이 드는 앞 산에, 스스로 병풍산이라 일컫는, 오른다. 그제 내린 비로 바위는 미끄럽고 낙엽들이 축축하게 젖어 있다. 이제 가을 산은 마르고 오그라들면서 서서히 비워낸다. 적멸의 미학은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비움으로부터 시작하는가? 이런 생각을 하며 길없는 산을 오르는데 갑.. 더보기
가을의 서정 - 토실토실 알밤줍기 '툭' 풀섶에 밤송이 떨어지는 소리에 홀연히 다가오는 깨우침 현상계의 천지만물은 제각기 때가 있는 법이려니 가장 적정한 때에 이르렀음을 알리는 천둥 소리다. 그래서 사람들은 밤을 한알 한알 주울 때마다 이치를 깨달은듯 끄덕이며 허리를 굽히며 경배한다. 어떤 귀인을 호위하려 .. 더보기
기린초 오목팬 널따랗고 잘 생긴 바위가 아니어도 그 궁둥이나 사타구니에 흙 몇 줌만 있어도 한 생애 정착하는 기린초와 바위는 박복한 운명 기구한 만남이다. 한여름 타는 열기에 서로의 체온을 미안해하고 잎 넓은 잡목 그늘을 얼마나 소망했을까? 이슬 한 방울도 감로수처럼 모세 혈관을 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