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곡의 글방 썸네일형 리스트형 좌광우도의 교훈 라는 말은 광어와 도다리를 구분할 때 정답 행세를 하는데 깊이 생각해 보면 틀린 말이다김훈 선생의 의 몇 귀절을 인용해 보자 좌광우도가 말이 안되는 까닭은 우선 이 좌우의 표준이 생선이냐 인간이냐 하는 주체의 혼란에서 온다생선이 인간 쪽으로 헤엄 쳐 올 때 오른쪽으로 쏠려있던 생선 눈깔은 생선이 거꾸로 방향을 바꾸어서 인간으로부터 멀어져 갈 때는 왼쪽으로 쏠려있다 좌광우도를 말하는 사람들은 생선의 쏠린 눈깔을 웃을 일이 아니라 한 쪽으로 쏠린 자기 자신의 두 눈을 반성해야 한다.........인간의 눈으로 도다리와 광어의 눈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p191)두 생선을 구별할 수 있는 결정적인 차이는 광어가 잇빨이 있는데 도다리는 없다는 것이란다 작가는 이 말을 어부에게서 직접 들었다며 크게 배운 진리.. 더보기 너는 어느 쪽이냐는 황당한 말 라는 김훈의 에세이를 몇 번 감동적으로 읽은 적이 있다요즘의 갈등과 혼란으로 나라가 두 쪽이 나는 현재의 시국에 노작가의 는 글이 나를 위로한다나는 본래 시국과 관련된 정치적 언어를 입에 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욕망을 정의라고 말하는 그 말들은 허망할수록 격렬하고, 무내용하고, 진지하고, 기만적이다(p83)20여 년 전에도 정치 언어들이 무장을 하고 백병전을 치러던 상황을 지옥이라며 작가의 양심이 몸서리를 친다 이 본질을 권력 투쟁이라고 믿는다 이 논리는 요즘에도 유효하고 차후에도 어쩌면 영구히 그럴 것이다오로지 권력을 잡기 위해 이전투구하며 요설들을 풀어내며 무지한 유권자들을 현혹한다이 나라의 모든 사태는 권력 투쟁 아닌 것이 없다 지역간의 갈등과 대립도 권력 투쟁이고.......색깔론과 역색깔론이 모.. 더보기 스펙타클 - 스마트폰 어린 시절, 가설극장을 홍보하는 차량의 확성기 선전은 시골 아이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딱히 인상적인 볼거리가 없었던 평온한 시골에 낡은 흑백영화 한 편은 엄청난 충격이고 놀라운 구경거리였었다오늘날은 볼거리가 넘쳐난다 뉴미디어로 인한 천지개벽 같은 세상이다현대문화의 특징을 대변하는 용어로 스펙터클, 버라이어티, 다이나믹 등을 들 수 있다화려하고 다양한 구경거리들이 차고 넘치는 세상이 되었다월드컵과 올림픽, 엑스포로 대표되는 대규모 행사의 글로벌 축제에다가 영화 산업의 발달로 천문학적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영화가 우리의 눈을 호사 시킨다게다가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과 신비를 담은 다큐멘터리도 우리의 호기심을 만족 시킨다이런 스펙터클의 버라이어티가 내 손안의 스마트폰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 더보기 블로그 글쓰기와 자아실현의 욕구 방금 변변찮은 글을 블로그에 올려놓는다 논리적 완결함이나 시간적 숙성을 거치지도 않고 배설하듯이 토해내는 사유의 부산물이자 배우고 익히는 공부다이런 형식의 글쓰기는 일종의 생산이며 자기 전시와 유사하다블로그라는 뉴미디어가 마련해 준 무대에 불특정한 관객이 있는 개인의 삶의 전시장인 것이다실존의 허기에서 자기 표현욕을 일부 충족한 식후 포만감 같은 것일까?나르시즘적 착각일까? 분명하지 않지만 묘한 심리적 충만감이 다가온다이런 블로그 활동의 바탕에 있는 것은 자아실현이란 생각을 한다미드의 자아실현과 연관지어 본다미드는 주격 I와 목적격 Me의 화해를 자아실현으로 보는 재미있는 발상이다Me는 사회 구성원들이 바라보는 나를 말하고 I는 일반화된 남들의 시각에 반발하는 나다타자들은 저마다 다른 관점과 상황으로 나.. 더보기 휠덜린을 마음의 스승으로 휠덜린이라는 시인이자 철학자와 접속하며 배우고 감동한다그의 존재Seyn 개념은 독특하여 마음에 새겨둔다그는 자연과의 통일을 Seyn이라고 하는데 자신과 세계 사이의 분쟁을 해소하고, 이성보다 더 높은 평화를 복원하고 자연과 합일하여 무한한 전체를 이루는 노력을 강조한다귀향한지 20년이 되어가는 내 삶의 공간은 달빛이 맑고 , 청정한 계곡의 물소리, 넓은 뜰과 화목, 텃밭 등으로 자연에 둘러쌓인 여유로운 공간이 있다꽃 피고 새 우는 뜰에서 사계의 변화를 체감하며 욕심없이 살아가는 중이다타고난 천성인지 학습된 성향인지 모르지만 낭만적 삶을 살고 싶어하는게 솔직한 고백이다휠덜린은 인간과 자연과의 화해를 위해서는 를 멈추라고 조언한다행위하기에는 인간이 중심이 된다 즉 우주의 모든 관계의 중심에 인간만 있고 존재.. 더보기 수선하는 손길 비싼 새 옷을 받을 때보다 헌옷을 수선하는 여인의 모습이 더욱 정감이 가고 사랑스럽다 생활용품이 귀하던 예전에는 그런 풍경이 일상이 되었는데 지금은 좀체 보기 어렵다60년대 재래시장의 고무신 수선공, 양말을 깁던 어머니, 헐거워진 팬티에 고무줄을 넣는 아내, 도끼 자루를 갈아 끼우는 나, 도심의 구두 수선공.....수선은 기능을 회복하는 치유의 손길이다 사람의 의지와 정성으로 손이 만들어내는 재활의 과정이다수선으로 도구는 생명이 연장된다오늘날의 과잉 소비시대에 수선은 애물단지처럼 천대를 받으니 딱할노릇이다산업자본가들의 눈으로 보면 신상품 판매 전략을 방해하는 낡아빠진 수법이라 달갑지 않다쉽게 만들고 쉽게 버리는 일이 반복되다 보면 사물들이 지닌 고유한 가치를 망각하고 단지 피상적으로 나타나는 사용성으로만.. 더보기 설과 세뱃돈 설을 쇠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현재의 나를 서글프게 한다반 세기의 세월이 초래한 변화에 당황하고 놀라고 경이롭기도 하다만성적 빈곤이 오히려 일시적이고 제한적이지만 명절의 풍요를 체감하게 해주었다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회지로 나간 사람들이 가족 친지들과 고향으로 일시 귀향하며 돈벌이에 내몰렸던 외로움과 서러움을 보상 받으려 했다자신이 속한 근원적 공동체에 자신의 성과나 성취를 내보이며 인간적 충족감을 누리고 싶어했다고급 세단 자가용을 타고 선물을 한가득 싣고 마을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고 싶었던 충동이 강했다 그럴만한 여건이 되지 못하는 이들은 최소한의 의무로 명절 귀향을 함으로써 남들의 조롱이나 비난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반 세기 이 쪽과 저 쪽을 비교해 보게 된다 예전의 명절이 사막의 빈곤에.. 더보기 설(雪)날의 사색 온종일 많은 눈이 내린다 이런 설(雪)날은 내 기억에 처음이다백설은 동화의 나라, 무위의 나라를 연출하는 극적인 효과다온종일 눈이 내리는 이런 날은 진정한 안식일이다무위가 연출하는 마법의 풍경들에 홀린 관객이 되어 고요한 관조에 든다눈이 온종일 연속되는데 자세히 관찰하면 한 번도 동일하지 않다눈을 잉태한 창공은 눈물을 머금은 동공처럼 촉촉히 젖어 흐릿하다 젖은 하늘은 시적 감수성과 마법사의 신비감으로 가득하다구름이 차가운 기운과 만나 얼음 알갱이가 되고 저희들끼리 몸을 맞대고 뒤섞인다신묘한 결합으로 형상을 취하고 색을 얻어 생동한다눈송이들이 하강하면서 가벼워진만큼 어디에도 속박되지 않고 창공을 부유하며 흩날린다 바람과 눈이 교접한다 서로의 신체 사이로 침투하여 제 이름이며 본분을 잊는다 서로가 한 몸인듯..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 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