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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천사의 날개를 달고 천사의 날개를 달고 부항댐 호수 위를 날고 싶어도 부력은 생기지 않고 다만 흥이 올라 어깨만 으쓱거릴 뿐 더보기
축구와 밸런스 요즘 23세 이하 아시아축구경기를 관람하며 즐겁다 관중의 수준만큼 경기는 볼만한 가치가 있는 법이다 우리가 이기기를 바라는 점은 공통적이지만 때로는 우리가 져도, 특정한 나라의 스타 선수를 좋아하며 즐길 수도 있고 축구 신흥국을 응원하는 것도 재미가 있다 축구 경기를 보다가 한 해설자의 무게 중심이 낮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섬광처럼 스쳐가는 이미지 한 컷이 떠오른다 오랜 예전에 선배 축구 선수가 혼자서 드리블이나 페인팅 같은 연습을 할 때 엉덩이가 지면에 닿을 것 같다는 느낌을 가진 적이 있었다 축구는 정당한 몸싸움을 인정한다 바디 체크라고 해서 한 발이 지면에 닿은 상태에서 무릎 위의 상체로 상대를 막거나 밀어내는 것은 정당하다 이만큼 격렬해서 축구는 전사와 비유되기도 한다 A매치는 그래서 국가간의 전.. 더보기
목련꽃은 낙화하고 이 찬란한 봄을 나만이 소유할 수 없다며 낙화한 목련꽃 사그러지는 꽃잎 흩어지는 향기보다 아름답고 숭고한 그 의지 더보기
무릎을 어루만지며 오늘은 하체 운동을 하는 날인데 이 나이 먹도록 잘 지탱해 준 양 다리와 특히 무릎에 고마움을 전해야겠다 여러가지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신체 가동율이 높은데다 특히 무릎은 웨이트 운동으로 혹사 당했는데도 탈이 없으니 참으로 다행이고 복이다 무릎은 다리의 상하부를 연결하는 관절이 있어 전후방으로 굽힐 수 있다 차거나 걷거나 뛰거나 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 관절 부위는 다리의 상하부의 두 뼈가 맞물려 유연하게 작동할 수 있게 연골이라는 조직이 있다 누구나 잘 아는 상식적인 것, 일상적인 것을 낯설게 여기고 새롭게 받아들이게 된다 지금까지 근성으로 보아 넘겼던 인체의 골격도를 신기하고 재미있는 시각으로 접근하고 탐구하게 된다 운동 팬츠를 입고 몸을 가급적 노출시켜서 자극하는 신체 부위의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 더보기
쥐 덫에 갇힌 곤줄박이 쥐잡는 틀에 갇힌 것이 쥐새끼인줄 알았는데 곤줄박이 녀석이다 재수없게 함정에 빠진 것이다 공이에 매달린 고구마 조각과 바닥에 유인물로 멸치 몇 마리를 먹으러 왔다가 공이를 건드려 철컥 문이 닫힌 것이다 쥐틀 안에 넣어둔 미끼들이 그대로 인 것을 보면 극심한 스트레스로 식욕이 뚝 끊긴 것이다 문을 열어주며 나야 씩 한 번 웃고 말지만 녀석으로서는 아찔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든 것이다 혼비백산하듯이 함정을 빠져 나가고 자유의 창공으로 날개짓을 한다 새가 날아간 창공을 바라보니 언뜻 스쳐가는 생각이 한 올 있다 내가 큰 함정에 갇힌 것이다 달콤한 욕망의 미끼가 달린 덫이다 자식이라는 함정, 남을 가르치려고 하고, 남이 나를 대접하기를 바라고, 자아도취의 나르시즘에 빠져 있고, 편협한 진영에 갇히고, 고약한 습성.. 더보기
반려돌 유감 반려돌이 세간의 화젯거리가 된다 반려란 사전적 의미는 짝이 되는 동무다 삶의 여정에서 동행, 동반하는 것이라면 무생물인 돌까지도 가능하다는 기존의 반려 개념의 범주를 뛰어넘는 엄청난 반전이다 반려묘나 반려견은 인간의 동물에 대한 자비와 사랑이 전제된다 사랑한다는 것에는 당연히 희생과 헌신, 고통이 수반된다 부모의 자식 사랑이나 어미의 새끼 사랑을 보면 누구나 공감하는 진리다 반려에는 상호 감정의 공유나 의사의 소통이 이루어질 때 가능한 것이다 쌍방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것에 그칠 때는 반려라기보다 애완 차원에 머무를 것이다 돌까지도 반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그저 스쳐가는 유행에 그칠지 보편화된 하위 문화로 자리잡을지 궁금하다 오죽했으면 돌을 짝으로 여길만큼 바쁘거나 외로운 것일까? 오죽했으면 .. 더보기
지게를 지며 뒷산에 가서 낙엽과 부엽토를 긁어와 퇴비를 만드는 일이 며칠 째 지속된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조금만 부지런하면 자연적인 농경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좋은 봄날에 자연인답게 일을 하면 즐거움과 보람이 적지 않다 일을 해도 악착 같이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놀이처럼 즐기라는 것이 내 생활 철학이다 일의 목표가 돈벌이라면 이건 불가능해진다 그러면 일은 고역이 되고 거기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소박하고 천진난만한 마음으로 일의 과정을 즐겨야 한다 오늘은 지게를 지고 가서 마대에 가득 담아와야겠다 몇 해 전에 구입해 놓은 알루미늄 지게가 가볍고 편리하다 '요새 지게질 하는 사람이 어딨냐?'며 웃을 일이기도 하다 지게질을 예전의 농부나 초부(나뭇꾼)들의 노동을 체험하고 추억하는 낭만적인 동기가 있.. 더보기
퇴비장을 만들며 퇴비장을 만든다 느닷없이 퇴비장을 만들고 싶은 충동을 부채질한 것은 왕겨다 이전부터 방앗간에서 왕겨를 구입하려고 했으나 물건이 없어서 하지 못했다 오늘 친구를 통해서 두 포대를 공짜로 얻게 되어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속담처럼 일을 벌인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이 이 일을 하는동안 내내 즐거움이 샘솟듯 한다 한 포에 2천원이 채 안되는 잘 부숙된 농협 퇴비에서 누릴 수 없는 호기심과 기대와 상상의 기쁨이다 그건 타인이 생산한 상품의 결과물이고 이건 내가 생산하는 삶의 과정이다 그건 하나의 공통된 기준으로 매겨지는 것이고 이건 주관적이라 일률적인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건 일용할 양식을 벌기 위한 노동이고 이건 재미와 상상이 깃드는 놀이인 것이다 시장이 성행하는 사회에서는 이런 차이가 무시되기 일쑤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