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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겨울 裸木 ‘벗은 나무가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물고기 가시뼈 같은 연약한 잔가지며 갓난 토끼의 못 뜬 눈 같은 움마저도 부끄러워 가리지 않는 솔직함 때문이다. ‘벗은 나무가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이파리 구멍으로 하늘을 바라보던 벌레도 작은 새 소리마저 떠난 궁상스런 빈 가지에 큰 .. 더보기
산의 눈꺼풀 같은 돌 틈지기에서 발원하여 콧잔등을 타고 내리며 실핏줄 엉켜 모인 물 한줄기 실개천이 시내가 되더니 이윽고 강으로 자라난다. 그래서 강은 쉽게 떠나지 못하고 산 허리춤을 구비 구비 돌아간다. 여울의 수런거림에도 유장한 대하의 침묵에도 장엄한 법이 도도하게 흐른.. 더보기
야구 - 투타(投打)의 공방 야구장을 찾는 사람들의 뇌리에는 원시수렵 사회의 퇴화된 기억들의 흔적이 배어 있다. 생존을 향한 강열한 투쟁으로 하루 하루를 여닫던 거친 본능의 흔적들을 무의식의 저변에 깔고 있다. 짐승을 사냥하기 위해 짐승보다 더 빨리 달리고, 더 강해야만 보장되는 양육강식의 본능이 여전.. 더보기
섶다리를 걷는 즐거운 상상 - 답교놀이 섶다리는 추억의 박물관에 놓인 다리다. 산업화의 깃발이 올라가기 전, 나라가 가난하여 백성들의 실생활을 돌볼 여력이 부족할 때 백성들의 자발적 필요에 의해 가설된 다리다. (무주 남대천의 섶다리 시연 -15회 반딧불 축제에서) 철근과 시멘트에 익숙한 세대는 이해하지 못한다. 저 다.. 더보기
풍등 - 하늘로 가는 염원의 소포 누구의 염원인가? 등불 하나가 바람을 타고 둥둥 떠오른다. 지상의 삶은 모순 투성이, 끝없는 고통과 시련의 삶이려니 지극한 정성으로 하늘에 탄원하는 저 등불에 담긴 애환과 염원이 오죽하랴. 천도재를 지낸 상주의 애절한 탄원인지 액운을 막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어머니의 간절함.. 더보기
어떤 비원 자네는 가서 살고픈 땅을 꿈꾼 적 있는가? 나는 있지. 내 육신과 영혼이 안식하는 비원이 있네. 거기서 내가 행복해지는 것은 1. 세상으로 향하는 휴대폰 문을 닫아도 텐트 지프만 열면 늘 세상은 열리고 2. 시계를 상전처럼 모시지 않아도 물총새는 알람처럼 내 하루를 열고 3. 눈동자를 빠.. 더보기
토끼와 거북이 경주 그 이후 전래 동화 속의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일반적 상식을 뒤엎고 거북이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 경주가 의외의 승부로 끝난 후 한동안 동물계는 술렁거렸다. 토끼들은 낮잠을 잔 당사자를 크게 나무란 후에 거북의 신사답지 못한 행동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거북들은 근면의 승리.. 더보기
LIVE로 보는 야구 운동경기는 LIVE로 관람해야 스릴 만점이다. 야구의 생중계를 보다보면 ‘지금 이 순간’ ‘이 찰나’에 집중하며 즐기게 된다. 투수와 타자 간의 터질 것 같은 긴장감으로 부풀어 오른 마운드. 지금 투수와 타자가 정면으로 맞대결을 하며 서로를 맹열하게 노려보는 순간이다. 승부의 냉..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