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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목공방 - 나무둥치

조각도 보수 서각하는 창칼이 나무 자루 사이에서 수많은 망치질을 견디지 못해 틈이 생기고 틈새가 벌어져서 결국은 제 역할을 못한다 아무리 쇠가 강하고 날카로워도 물고 있는 자루가 흔들리면 소용없는 일이다 나는 임기응변형으로 작업하는 스타일이다 타고난 천성이거나 자라면서 형성된 성격에 기인하는 것일게다 칼을 잘 만드는 사람들이 보면 한심할 노릇이지만 돈 주고 사서 쓰는 것보다 내가 만든 것을 고집하는 까닭이 있다 작업 과정에서 타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싶어서다 시장, 성능 좋은 공구 , 타인의 손길 등이 타자에 포함된다 글도 내가 직접 짓고 글씨도 직접 쓰고 칼질도 내가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서각도를 수리하는 것도 직접 하는 것이다 그래도 접착제나 철물 등은 내 한계를 벗어난다 또 다른 이유라면 전 과정의 작업에.. 더보기
서각 한 점 - 보금자리 소정에 이주하여 주택을 신축한 친구의 집에 선물할 서각 한 점을 만드는 중이다 서각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은 많아도 자신의 작품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글을 새기는 것은 기능이나 기술의 차원이고 작품을 한다는 것은 독창성이 있어야 한다 작품에 하나의 스토리가 있으면 좋을 것이다 (서각문) 노후를 안거할 명당을 찾아 나서니 천지신명이 점지해준 이곳 소정이라 부부가 지극정성으로 손수 지은 집 보금자리(양각) 이천이십사년 봄날에 박종효님께 새겨드리오 청곡 정명섭 작 더보기
귀향의 꿈 친구이자 외종인 금화의 귀향 선물로 서각 한 점을 만드는 중이다 내 어머니가 금화의 부친과 남매간인데 어머니가 야동생이다 예전에는 위천면 여시골(호동)이었는데 수십년 전에 김해로 이사를 했고 금화가 사마리에 좋은 터를 잡아서 주택을 신축했다 우리 집과는 5km 거리다 금화의 집에는 외조부 사진과 외숙 내외분의 사진이 걸려 있는데 외갓집을 대표한다 수많은 망치질 사이에 외갓집에 얽힌 추억들이 스쳐간다 [서각문] 여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다 부산에서 반평생을 살며 오매불망 그리던 꿈 하나 있었네 귀향의 꿈(양각)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벗들과의 정다운 교유를 하려 사마에 둥지를 트는구나 금화 최진필님께 새겨드립니다 2024년 초봄에 청곡 새김 더보기
무괴아심을 새기며 무괴아심(無愧我心)은 외종 아우의 신념을 함축하고 있는 글귀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을 것이다 공직자로 평생을 살며 사회에 봉사한 자신의 경구이며 당당한 자신감이 묻어 나온다 아우의 집 어느 벽에 오랜 세월동안 걸려 있을 것이다 한 집안의 가훈이 되고 자식들이 부친의 고상한 뜻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더보기
망치질 사이의 기쁨과 누림 수없이 망치질을 한다 허름한 온실에 고인 온기와 망치질로 인한 열기로 엄동인데도이제는 런닝셔츠까지 벗고 있다 망치를 든지 두어 시간이 지나도 앉은 자리에서 조금도 이동이 없는 이 단조롭기 짝이 없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이렇게 한 가지 일에 전념한 적이 그리 많지 않다 평소에는 수없이 스쳐지나가는 잡념이며 망상들이 멈추어 있는 이 시간들은 선의 경지와 굳이 다르지 않다 관심경제에 물들어 있는 사람들은 모른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관심은 라고 물어볼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이라고 부른다 그런 사람들의 논리에 따르면 단위 시간에 더 높은 돈을 벌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그런 일이라면 망치를 던져버릴 것이다 아예 망치질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소유하지 않을 것들이기에 몰입을 하며 많은 것들을 누릴 .. 더보기
무괴아심을 새기며 외종제에게 가장 좋아하는 귀절을 알려주면 새겨서 주겠다고 했더니 무괴아심이란 쪽지를 건네준다 타인의 잘못을 캐고 비난하기 전에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는 군자의 자세다 타인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신을 속일 수는 없다 그래서 홀로 있을 때에도 근신하는 신독(愼獨)을 수양의 기본으로 삼았다 아우는 행정공무원으로 퇴직을 했는데 부끄럽지 않는 공직자로서 복무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더보기
결혼 기념품 타인이 만나 하나의 공동체로 새로운 시작을 하는 부부에게 결혼 기념품을 만들어 준다 최윤석군은 외가의 조카인데 윤석의 조부님이 내 어머니의 오빠다 윤석군은 군복무차 거창적십자병원에 근무하는 중이고 부인되는 정새미양은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에 근무하는 부부 의사다 윤석군의 아버지인 진원은 내 외종 동생이다 윗 글은 쇠귀선생의 글을 임모했는데 신혼 부부에게 적합한 귀절이다 더보기
공예, 서각 50대 초반에 공방의 문을 두드리며 자연인의 생활을 준비했었다 서각은 취산 박훈포 선생, 목공예는 수암 정규운 선생에게서 기본을 배웠다 공모전에 참여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배우는 입장이라 자의반타의반으로 몇 번 출품을 한 적이 있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