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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말할머니 새말할머니 백년의 햇살이 머리칼에 차곡차곡 눌러앉은 새말할머니 시집오면서 뒷동산 자락에 내린 버섯 같은 거처 할머니의 예불은 새벽의 문을 여는 것으로 시작되고 안방의 투시경은 삽작문으로 향하는 간절한 눈망울들 뒷간이나 툇마루에서도 삽작문으로 향하는 예민한 귓바퀴 그.. 더보기
친구들 방문 온 종일 장마비가 내리는 날 친구들이 방문하니 즐겁다. 마리 출신의 친구들이다. 원수는 중고 동기, 후원도 중고 동기, 명중은 중학 동기다. 가까이 살면서 정답게 만나서 세상 사는 이야기 나누며 즐거움을 나누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복이 아니랴. 내 두 눈이 퉁퉁 불어 있다. 옻칠하느.. 더보기
거창나들이 한결고운갤러리 정무길 선생님과 우림과 함께 사제 나들이를 한다. 거창읍에 있는 운치 있는 찻집 실로암이 첫번 째 방문 장소 예전의 방앗간 건물을 완전히 헐지 않고 본체를 가급적 살린 서구식 분위기의 찻집이다. 주인장은 독실한 천주교인답게 겸손이 몸에 배인 분이다. 분재와 수.. 더보기
뜰에서 야생 천마가 꽃대 위에 꽃을 피우면 뿌리가 텅 비어 영양가가 없다는 말을 듣는다. 비비추가 저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비비추 뿌리며, 줄기는 얼마나 고통과 희생이 있었을 것인가? 겉으로 피어난 아름다움의 이면을 들여다 보면 자연의 신비에 감동하게 된다. 자귀나무는 음양.. 더보기
옻칠하기 귀면에 옻칠을 하고 작품을 완성한다. 내가 즐겨 작업하는 대상은 상상 속의 동물이다. 용, 도깨비, 봉황, 해태, 장승 같은....... 요즘 조각 기술이 발달하여 CNC로 작업하면 쉽다. 조각도 몇개와 망치, 사포, 염료로 작업을 했으니..... 더보기
불영사 佛映寺(불영사) 세상살이를 놓으려고 이 모퉁이 돌고 돌 때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俗緣(속연)의 굴레를 뿌리치고 또 뿌리치고........ 계곡은 속살을 드러낸 채 구비 구비 늘어서서 俗塵(속진) 같은 바닥의 모난 자갈들을 깎고 씻기고..... 그래서 비구니들의 미소는 투명하고 자유롭다 강은 .. 더보기
함박꽃과 우연한 만남 함박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의 다소곳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나도 덩달아 설레임을 어찌하랴. 지난 봄 우림과 함께 월성 내계에 함박꽃 나무 한 그루를 산채하러 갔었다. 봄에는 아직 잎이 없어서 줄기를 보고 조심스레 옮겨 심었는데.... 예쁜 여인을 보쌈하듯 .. 더보기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차라리 당신을 친구로 만났더라면 좋았겠습니다. 때로는 허름한 대폿집에서, 때로는 한여름 콩밭을 매며 당신의 체취를 느끼며 꾸밈없고, 절제되지 않은 자식 사랑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입니다. 아버지! 차라리 당신께서 한량들처럼 살았더라면 좋았겠습니다. 여자도 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