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안강 들판을 걸으며 안강 들판을 가로질러 걷는다. 서쪽 산대에서 동쪽 양동 마을까지 농로를 따라 걷는다. 그 푸르던 성장과 번영의 날들이 지나고 황금빛 수확을 끝내고 차츰 말라가며 마지막 남은 유산을 물려주는 대지는 이제 잿빛이다. 일구었던 재산을 죄다 내주고 남은 육신의 옷가지 같은 볏짚들을 .. 더보기
보문호 산책 경주 보문 호숫가를 걷는다. 이 아름다운 호수는 사방으로 빙 둘러가며 길을 내고 마음이 평화로운 사람들의 마음을 제 품에 담으며 사람들의 발걸음에 귀를 기울인다. 며칠 전부터 이벤트처럼 다시 시작한 100일 1000km 걷기 운동 걸으면서 누리는 마음의 평화와 비움의 축제다. 나 자신과.. 더보기
경주에서 서라벌로 상상의 산책 북천 한 어귀에서 첫걸음을 내딛으며 경주 시내를 한 시간여 가로질러 걷는다. 소란하고 번잡한 시가지를 서둘러 걸으며 古墳群에 이르자 내 상상력은 어느새 현재라는 시간의 벽을 훌쩍 뛰어넘는다. 2013년 저무는 가을, 경주의 한 길손이던 나는 마침내 평복을 한 서라벌의 匹夫가 된다... 더보기
here & now 지금 여기엔 국화 몇 송이의 향기 피어난다네. 지금 여기엔 낙엽들 바스락 거리는 소리 정겹다네. 지금 여기엔 청량한 만추의 바람이 휙 스쳐간다네. 국화 몇 송이는 내 소유물이 아니라네. 나는 단지 그 꽃과 향기와 기품을 사랑할 뿐이라네. 한 촉에 집 한 채 값이라는 난초를 사랑하지 .. 더보기
금원산 수목 관찰 며칠 째 수목에 관심을 둔다. 다릅나무로 부터 수목에 대한 관심이 분출한다. 다릅으로 소품 공예를 몇 점해 보았는데 나무 조직이 매우 질기고 색깔이 고풍스러워 재료로 독특하지만 흔한 나무가 아니어서 관심이 많은 것이다. (다릅나무) 컴퓨터로 다릅나무에 관한 자료들을 거의 검색.. 더보기
분설담 산행 3km 상류 분설담으로 향한다. 덕유산 남동사면에서 발원한 한 물줄기가 원류가 되고 이 골 저골의 물줄기가 합쳐져서 위천이 되어 아래로 아래로 흐르며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는 분설담의 화강암 너럭바위는 선녀의 치마폭처럼 맑고 부드럽다. 분설담 같은 절경이 있어서 내 삶의 여정.. 더보기
신대륙을 향한 신비 - 박주가리의 비행 박주가리가 드디어 번식을 시작한다. 금년 봄에 느티나무를 타고 올라가도록 길을 터 주었더니 한 줄기에서 돋아난 열 개가 넘는 씨앗주머니가 일부는 열리고 일부는 곧 비행을 준비한다. 그랬었구나. 어젯 밤에 불던 바람에 경건함이 풍기더니. 때를 감지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춘 대원.. 더보기
마르고 비우고 버리는 계절의 사색 1 뜰에는 낙엽들의 마지막 의례로 부산하다. 마르거나 텅 비며 초췌(憔悴)한 낙엽들이 차츰 쇠잔해지는 태양의 온기를 가늠하며 모체에 매달려 움켜쥐던 손아귀는 집착이라며 기꺼이 서로의 손목을 놓는다. 인연의 굴레에서 해방되어 누리는 자유인가? 온갖 번뇌의 고통에서 벗어나 누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