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기백산에 오르며 친구들과 함께 기백산을 오른다 이웃면인 마리의 대표적인 산인 기백산인데도 아직 정상에 오르지 못했었다 용추사를 지나 수망령에서 우회전하여 꼬불꼬불한 임도를 따라 차량 이동을 하니 도보 출발 지점이 고도 1000미터가 넘는 곳인 것 같다 산죽과 철쭉, 참나무가 빽빽한 큰 산을 오르는데 너무 쉽게 오르는 것 같아 겸연쩍은 생각이 든다 성철 스님은 친견에 삼천배를 요구했다는데 기백산 산신령을 접견하는데 고작 백배 정도에 그친다 기백산 꼭대기를 누룩덤이라고 핸 선인들의 비유가 절묘하다 술을 담그는 누룩을 쌓은듯 하나의 바위가 장구한 세월에 삭아서 금이 가 누룩이 되었구나 부황든 바위는 제 늑골을 드러내며 바싹 마르고 트고 갈라지는 중이다 모체로부터 이탈한 많은 편린들이 아래로 미끄러지고 구르고 있다 친구들과 자.. 더보기
갈계숲 정자의 현판을 새기며 고향마을에서 학고 가는 길에 갈계숲이 있다 숲은 마치 작은 섬처럼 양 옆으로 시냇물이 흐르는 삼각주 지형이다 이 숲에는 왜가리들이 둥지를 짓고 살았는데 모두 황새라고 알고 있었다 소나무와 굴참나무들이 많이 있고 정자가 세 개나 있어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우리 집이 이사를 하기 전까지 유년시절부터 청년시절까지의 아름다운 추억의 주요 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도토리를 줍기도 하고 소풍을 가기도 하고 정자에서 놀기도 하던 추억들에다가 우리 33회가 주관한 총동문회를 여기서 개최하기도 했다 이 숲은 우리 고향 사람들의 휴식처요 마음의 안식처이기도 하다 며칠 전 갈계 마을 이장이자 은진임씨인 후배 한 분에게서 청탁이 들어왔다 숲에 새로 지은 정자의 현판을 서각으로 만들어 주십사하는 것이다 기꺼이 수락하며 글을 새긴.. 더보기
산수-월성 임도를 걸으며 산수에서 월성까지 임도를 걷는다 왕복 2시간 거리다 그늘진 길에는 눈이 약간 쌓여있지만 보행에 큰 불편은 없다 이곳은 오지 중의 오지인데도 길이 놓여지니까 산에다 고사리나 산채를 심어서 가꾼다 이런 임도 산책은 통행하는 차량이 거의 없어서 안전하고 방해받지 않는 점이 제일 좋다 그리고 산이라 오르막과 내리막의 경사가 근육을 단련 시키고 심혈관을 왕성하게 자극하는 운동효과를 높인다 산은 숱한 생명을 품고 있는 모체라 생명체들의 코나투스를 접하며 생기를 충전할 수 있다 산의 수목들이 내뿜는 신선한 공기와 청량한 풍경들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입산의 선물이다 내 고향 산천 구석구석마저도 인연으로 맺어진 것인데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리에 힘이 없을 때까지 부지런히 걷고 싶다 더보기
강정모리에서 거창의 명승인 수승대를 지나자마자 고향인 북상면 초입을 현지인들은 강정모리(강정모티)라고 한다 강가에 고색창연한 정자(용암정) 하나가 있는 모퉁이라는 뜻인데 물길이 급회전하며 계곡의 절경을 빚어낸다 도로로만 다니다 보면 절경의 포인트에 시선이 닿지 않는다 물의 흐름에 눈높이를 맞추어야 물살이 빚은 바위의 부드러운 곡선미를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가끔 이곳에서 수영을 즐기거나 강변 산책을 한다 더보기
금원산 선녀담 금원산 수목원 입구에 있는 선녀담에 만추의 풍경이 잠겨있다 호젓한 계곡의 화강암 암반 위로 흐르는 계류의 청아한 풍광과 맑은 물에 탄성을 쏟아낸다 한국인들의 집단의식 속에 널리 회자되는 선녀담이다 아름다운 선녀들이 지상으로 내려와서 목욕을 한다는 전설에는 우리의 의식 구조의 일면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그들은 최상의 아름다움을 하늘의 여인에게 헌정하는 하늘의 신민들이다 선녀는 신성, 모성성, 음성을 지닌 하늘의 메신저다 또한 지극히 선하고 아름답고 숭고한 역할로 인간을 구원하는 조력자가 되어준다 목욕은 정신적으로는 정화의 상징이다 종교적으로 물은 죄를 씻는 상징적 의전이다 그래서 제관은 목욕재계하고 정안수를 놓고 천지신명께 손을 비비며 기도하였다 선녀담이라고 이름 지은 사람들은 하늘과 지상의 소통과 교류를 .. 더보기
병곡의 협곡에서 덕유산 동엽령에서 흐르는 물이 협곡의 바위틈을 돌고돌아 병곡에 이른다 물은 바위의 얼굴을 씻기며 스스로를 정화한다 자연이 빚어낸 협곡의 신비한 풍경에 취해 다람쥐처럼 바위를 건너 뛰는 내가 친구의 카메라에 잡힌다 더보기
마학동,학고갯길을 걸으며 오늘은 어디로 걸어볼까? 많은 시간적 여유, 여러 갈래의 길과 한적한 도로에 충만한 의지 게다가 산수가 수려한 내 고향 땅에서 어디든 언제든 좋다 산수마을 입구에 주차하고 마학동 산길을 겯다가 학고개를 넘어 병곡횟집 앞 다리에서 되돌아 온다 마학동은 산중에서도 가장 깊은 산중인데 도로가 있고 널찍하게 자리잡은 주택들이 군데군데 있다 골짜기인데도 시야가 툭 트이고 평평한 밭과 주택지가 많은 곳이다 밭에는 노부부가 가을걷이를 하는 모습이 정겹다 갈천선생 3형제의 생부인 임득번을 기려 마학동(학문을 연마하는 마을)이라 불린다는 이곳에서 역사의 아련한 흔적을 느껴본다 청정한 계곡물이 흐르고 솔바람과 산 새 소리만이 적막을 깨는 산길을 쭈욱 따라가다 보니 반달곰 출현지역이라며 통행을 금지한다 학고개를 지나다 보면.. 더보기
오늘의 트래킹 오늘의 트래킹 코스는 용수막(농산리) 고향 마을 앞 장뜰 냇가에서 수승대를 거쳐 강동마을 말목골로 돌아오는 2시간 거리다 이 길을 혼자서 걸으며 아름다운 위천의 풍광을 즐기며 사유와 동반하며 충만한 삶을 즐긴다 용문들의 실하게 익은 벼는 고개를 숙이며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행기숲을 지나면 나타나는 용포! 전설의 냇가로 승격하게 된 까닭은 거대한 화강암들이 물살에 연마된 부드럽고 기묘한 풍치 때문이리라 나는 아이처럼 날렵하게 바위를 건너 뛰며 아득한 기억 속의 즐거움을 재현한다 용포에서 채 1km도 안되는 곳의 용암정으로 시냇물처럼 나도 흘러간다 우리는 여기를 강정모리라 불렀다 강가의 정자가 모퉁이를 돌아가는 곳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용암정 난간에서 냇가를 바라보면 세상의 시름을 잊고 자연에 귀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