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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월성계곡 수달래(10) 철쭉은 산에서 자라고 피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물가에서 피는 철쭉은 물, 바위와 함께 어우러지는 독특한 경관으로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다 그래서 수달래란 예쁜 이름으로 상춘객들의 춘흥을 지핀다 수달래가 한창인데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옳지! 이런 날이 멋진 이유가 다 있다 모든 돌이 수석이 되어 생기를 내뿜는데다가 비 내리는 냇가의 감상적 분위기로 인한 것이다 비옷을 입고 장화를 신고 방수용 지퍼백에 폰과 소주 한 병 넣고 나선다 오늘은 산수-월성 삼거리 물나들이에서 상류로 향한다 수달래를 찾아온 사진작가들 몇 사람이 삼각대 장비를 놓고 피사체에 집중한다 불광불급이란 말이 생각나 미소를 머금는다 저 분들이나 나나 좋은 의미로 미친 사람들이다 계곡이 연지곤지 찍고 화사하게 분을 바르고 생기 넘치는 얼굴이다 .. 더보기
계곡의 시간을 거슬러 냇가에서 혼자 물을 따라 내려가다가 허황된 생각을 한다 나는 참 이상한 사람이기도 하고 재미있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시간은 실제로 거슬러 오르지 않지만 가상세계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며 기술적 영상으로 증명된다 냇가에 나뒹구는 돌멩이들은 대부분이 모암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이라는 확신을 증명해 보이려는 것이다 이 하천의 천변에 초고성능 CCTV를 태고적부터 설치해 놓았다고 치고........ 시험삼아 10년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기로 한다 하늘의 흩어진 구름이 모이고 그 구름이 다시 원 구름으로 모이며 비가 하늘로 올라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고, 냇물이 위로 흐르고 사람은 뒤로 걷는다 냇물에 흐르던 꽃잎이 제 어미 나무에 매달리고 그 가지에 꽃봉우리가 달리고 그 봉우리가 꽃눈이 되고 나무가 차츰 작아지.. 더보기
월성계곡 수달래(9) 바위가 세월에 허물어진다 바늘 구멍 하나 없었을 야무진 몸통에 늑골이 드러나고 그 사이로 수달래가 뿌리를 내린다 저 계류를 따라 흐르고 싶은 원대한 꿈을 이루려 묵묵히 견디며 기다려온 바위이기에 허물어지는 몸은 장하고 아름답다며 꽃다발을 받는다 언젠가 제 분신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갈 때 어미 바위 한 마디 하겠다 저 아래로 아래로 흐르다가 더욱 작게 부서지고 닳아져 고운 모래알이 되라고 더보기
월성계곡 수달래(8) 수달래 꽃에 카메라 촛점을 맞추는 저 사람은 알까? 지난 여름의 이 계곡의 물난리통을......... 이 맑고 고운 하천이 광기로 휩쓸고 내려가던 광란의 몸부림을........ 계곡의 물길을 따라 걸어 내려온다 하천 바닥은 어지럽고 난장판이다 온 바닥에 널부러진 돌멩이들은 수마로 인한 난민들이며 맨 몸으로 휩쓸려 내려온 비명과 눈물자국이 묻어있다 분노와 광기로 너풀거리는 소요 속에서 바위 틈을 잡고 버텨낸 억센 투쟁의 흔적이 하천 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수달래 몸통은 비대할 틈이 없다 돌멩이 틈에서 영양분은커녕 오로지 생존을 위해 살아야 하는 난민이기 때문이다 수달래가 눈물로 피운 꽃을 나는 사랑한다 수달래 꽃은 초인적 승리와 영광의 훈장이다 더보기
월성계곡 수달래(7) 수달래를 품에 안은 바위는 온통 주름투성이다 젊거나 고뇌하지 않거나 아파보지 않은 바위는 주름이 지지 않으며 다른 생명을 품지 못한다 저 바위는 차갑고 단단하고 완고한 자신을 허물고 삭으며 모성이 솟아난다 금이 가고, 갈라진 주름에 뿌리를 박는 수달래는 모성애에 대한 사모화다 더보기
월성계곡 수달래(6) 월성계곡을 소금강이라 해도 좋을만큼 수달래가 만발한 온 계곡이 화사하다 창선에서 분설담 중간에 있는 너럭 바위에 앉아서 쉬고있다 도로변 산책로를 걸으며 가장 눈길이 오래 머무는 바위다 비가 살포시 내려 젖은 바위의 살갗이 관능적이다 황진이가 비에 젖은 옷으로 관능미를 풍기며 사모하는 님의 거처를 찾은 것처럼,,,,,,, 이 바위가 제 갈빗대 틈새에서 키운 수달래로 나를 유혹하고 있다 이 계곡의 사내라면 이런 유혹에 은근히 끌리는 것이 당연지사가 아니랴 내 이럴 줄 올고 소주 한 병을 준비해왔지 일배일배하며 바위 앞에 앉아 있다 더보기
월성계곡 수달래(5) 한 시절은 매끈하고 도도하여 남을 거들떠보지도 않던 바위가 숱한 세월에 익어가는 것인지 외로움을 타는 것인지 생기 넘치는 이끼를 품고 흠뻑 비에 젖은 채 함초롬하다 몇 해 전에는 늙은 바위의 품을 사랑한 수달래가 동거하며 살림을 차렸구나 오랜 세월에 생긴 작은 생채기며 말 못할 속사정에 비바람이 넘나들며 위무하고 스쳐가는 물길이 위로했으리 인고의 훈장처럼 주름이 지고 주름 안에 더불어 살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졌구나 사랑하다는 것은 온 몸을 내어주는 것이 아니냐며 행복한 표정이다 더보기
월성계곡 수달래(4) 냇가에 있는 다래순을 따러 가는 길에 수달래의 영접을 받는다 이 위천이 흐르는 계곡에는 풍화되어 가는 바위의 틈에 수달래가 뿌리를 내려 멋스러운 풍경으로 유명하다 물을 좋아하는 철쭉이라 수달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멋스런 바위 사이에서 꽃을 피우니 바위와 꽃의 연출하는 풍광이 절경이라 사진 애호가들의 인기가 많다 이 계곡에는 화강암 바위들이 냇가에서 풍화되며 멋진데 이맘 때마다 수달래가 바위와 함께 빚어내는 풍광에 매료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