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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4월의 마지막 뜰에서 오늘 하루가 텅 비어있다. 내 발길이 가는대로 내 눈길이 닿는대로 내 손길이 미치는대로 내 마음이 끌리는대로 逍遙하는 바람처럼 자유롭고 잔잔한 호수처럼 평온하고 호젓한 幽谷처럼 고요해진다. 뜰에 꽃들이 다투듯 피어나는 지금 이 순간 가득히 피어나는 환희와 기쁨에 감사한다. .. 더보기
으아리의 개화의 순간을 함께 하고픈 여인 드디어 이번 봄비에 으아리 망울들이 꽃을 피워낸다. 윤택한 잎들이 풍성하게 가는 줄기에 다닥다닥 붙어서 생명의 넘치는 정기를 발산하며...... 어찌나 마음을 졸였던지..... 아침 일찍 뜰에 나가서 오늘은 피우려나, 오늘은 피우려나 기다렸었던..... 저 軟米色 꽃들은 알까 모를까. 개화.. 더보기
진달래 춘흥을 부르는 봄바람이 가는 허리, 사뿐한 걸음으로 이 계곡 저 계곡을 흔들어대면 부스스 눈을 뜨고 심란해지는 마음에 초목들은 저만의 빛깔과 형상과 몸짓으로 나들이 준비를 한다. 주체할 수 없는 흥을 매달기 위해 밑동에서 가녀린 줄기들을 뽑아올린 것인지 연분홍 입술에서 속삭.. 더보기
영혼을 살찌우는 노동 모처럼 아내와 함께 밭에서 일을 한다. 남들이야 늘 있는 일상이지만 우리에게는 특별한 하루다. 쑥을 캐서 연옥 처제와 승섭 처남에게 보내야겠다며 오전 내내 주저 앉아서 일을 하는 아내다 200평이 채 안되는 농사를 지을 밭이 있지만 힘에 부치는 일이라 군데군데 나무를 심어두고 있.. 더보기
밭에서 흙속에 묻힌 돌에 괭이가 부딪히니 날카로운 쇳소리에 튕기는 진동이라 아이야. 단단한 가슴으로 생명을 품겠느냐. 더보기
삽질하세 삽질하세 밭 가장자리 돌 어더랑(언덕)에서 활개를 치며 뻗어나온 가시덤불이 가지마다 수많은 잔 가시로 무장하고 있다. 제 영역을 지키려는 정당 방위의 수단이라 미워할 수도 없지만 기세가 너무 등등하다. 작년 한 해를 묵혀두었는데 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땅 밑으로 첨병들을 보내 밭을 잠.. 더보기
밭을 일구며 밭에서 흙을 가득 뒤집어 쓴 돌덩이며 그보다 작은 돌멩이들을 캐낸다. 흙 무더기 속에 파묻힌 돌들은 제 본성이 완화된다. 강하고 단단하고 차가운 속성이 흙에 의해 중화되며 얼굴이 푸석 푸석하다. 오랜 세월 눌리며 제 속내를 삭혀 왔으리라. 강한 곡괭이에 부딪혀 부서지며 온유해지.. 더보기
홍매의 개화 홍매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뜰에는 아직 움도 틔우지 못한 꽃나무들도 있는데....... 이 꽃을 피우기 위해 지난 겨울을 견딘 빈 가지를 생각한다. 온갖 고초와 시련을 견디고 이겨야 꽃을 피운다는 삶의 가치와 진리를 꽃은 생생하게 보여준다. 조선의 선비들이 봄이 채오기도 전 雪寒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