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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뜨락의 볕을 모아 잎새마다 물드는 황혼으로 며칠 새에 산색이 크게 바뀌었다. 한 시절이 떠나고 있다. 또 한 시절이 오련만은 떠나는 시절은 아쉬운 것이다. 연 사날 비구름을 피해 몸을 숨겼던 볕이 쏟아지는 아침이다. 아침 햇살이 이리 따스하니 오후에는 제법 열기가 있을 것 같다. 뜨락에 쏟아지는 무.. 더보기
지오돔 설치 주택 앞 빈 터에 지오돔을 설치한다. 김국경 사장님이 주문한 자재를 싣고 청송에서 오셨다. 3V식 돔으로 알루미늄 프레임이 기존 제품보다 3배 정도 튼튼해지고, 덮개(커버)를 주름지지 않게 끼울 수 있는데다가 창 하나를 추가한 직경 5M에 6평형 신제품이다. 신제품 홍보 기간이라 10%를 .. 더보기
노각나무 아래서 노각나무는 껍질이 마치 노루의 뿔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매끈한 피부에 얼룩 무늬가 자연스러워 누가 바라보아도 아름다운 나무다. 나는 산을 가다가 노각나무를 만나면 한번 쯤 매끈한 살갗을 쓰다듬곤 한다. 오늘은 앞 산을 오른다. 높지는 않지만 병풍처럼 떡 버티고 선 급경.. 더보기
지오돔 온실만들기 이곳은 해발 370m로 기온의 일교차가 심해 밤에는 춥다. 들판의 가을걷이가 끝나고 수목들이 낙엽을 떨구고 나면 춥고 황량해진다. 겨울에도 조그만 온실이 하나 있어 화분에 담긴 올망졸망한 꽃들의 쉼터가 되고 텃밭에 몇몇 채소들이 파랗게 자라고 찻잔에 넉넉한 햇볕을 담아 마실 수 .. 더보기
부엽토 퇴비 시월의 따스한 볕에 전원 생활은 넉넉하고 여유로워진다. 뒷산이래봤자 집에서 수십 미터지만 산에 가서 부엽토를 채취한다. 밤나무 잎이며 댓잎이 켜켜이 떨어진 땅이 기름지고 향기롭다. 왜 진작 이런 생각들을 못했을까? 아둔하고 게으른 탓이리라. 이렇게 가까운 곳에 하늘이 내려준.. 더보기
들국화 한 움큼 들국화 한 움큼을 수반에 올린다. 들국화를 보고 있노라면 어디론가 떠나고픈 충동이 솟구친다. 봄이 춘흥에 가슴 부푸는 여인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서글픈 사색의 여행을 떠나고 싶은 남정네의 계절이다. 조석으로 찬 바람이 일며 곧 서리가 내릴 것이다. 푸르던 날의 왕성한 추억을 간.. 더보기
알밤을 주우며...... 지난 여름에 밤꽃 비릿한 향을 풍기던 밤나무 숲, 벌어진 밤송이에서 떨어지는 알밤들 따가운 햇볕이 과육을 키우고 익게 하고 서늘한 달빛이 영양으로 맛들게 하고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꽃을 피우고 잎을 무성하게 하였었구나. 툭! 툭! 인고의 시간들이 무한 베품으로 승화되는 이 .. 더보기
보름달과 반딧불이와 풀벌레의 향연 추석날 밤 인근의 농로를 걸으며 달빛에 젖는다. 내 마음의 호수에 일렁이는 감흥이 솟구쳐 오른다. 언뜻 정읍사 한 구절이 떠올라 읊어본다. 달하 노피금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흐 다롱디리) 물가의 玩月樓완월루 높은 누각에 올라 남보다 먼저 달을 맞..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