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청곡의 글방

경주에서 서라벌로 상상의 산책 북천 한 어귀에서 첫걸음을 내딛으며 경주 시내를 한 시간여 가로질러 걷는다. 소란하고 번잡한 시가지를 서둘러 걸으며 古墳群에 이르자 내 상상력은 어느새 현재라는 시간의 벽을 훌쩍 뛰어넘는다. 2013년 저무는 가을, 경주의 한 길손이던 나는 마침내 평복을 한 서라벌의 匹夫가 된다... 더보기
마르고 비우고 버리는 계절의 사색 1 뜰에는 낙엽들의 마지막 의례로 부산하다. 마르거나 텅 비며 초췌(憔悴)한 낙엽들이 차츰 쇠잔해지는 태양의 온기를 가늠하며 모체에 매달려 움켜쥐던 손아귀는 집착이라며 기꺼이 서로의 손목을 놓는다. 인연의 굴레에서 해방되어 누리는 자유인가? 온갖 번뇌의 고통에서 벗어나 누리.. 더보기
아기의 첫 울음 세상의 문을 열고 나오는 아기의 첫 歎聲(탄성)은 歡呼聲(환호성)이다. 조물주의 신비한 계획에 동참하는 승리의 환호요, 맹세의 포효다. 인간의 낙원에 들어서는 아담의 기쁨에 넘쳐 울부짖는 소리이다. 인간의 언어마저 물들지 않은 隱喩(은유)의 노래 喜怒哀樂(희노애락)마저 分化되지.. 더보기
기린초 오목팬 널따랗고 잘 생긴 바위가 아니어도 그 궁둥이나 사타구니에 흙 몇 줌만 있어도 한 생애 정착하는 기린초와 바위는 박복한 운명 기구한 만남이다. 한여름 타는 열기에 서로의 체온을 미안해하고 잎 넓은 잡목 그늘을 얼마나 소망했을까? 이슬 한 방울도 감로수처럼 모세 혈관을 적.. 더보기
시가 흐르는 삶 시가 흐르는 삶 삶에 피아노 투명한 선율이 퉁겨지면 얼마나 좋을까? 사소한 일도 음율이 되어 어우러진 교향곡이 내 건조한 삶에 강물처럼 유장하게 흐른다면 삶에 청량한 생기 품은 빛깔이 피어오르면 얼마나 좋을까? 청정한 활력이 비 갠 후의 물안개 틈새로 피어올라 내 무기력한 삶.. 더보기
진주 남강 유등 축제 호국의 干城이자 문화 예술의 도시인 진주 유등축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축제라고 손꼽히는 축제 애드벌룬이 뜨고 남강변에는 많은 인파가 넘실거린다.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가 넘치는 축제중의 축제다. 탐방객들을 위해 무료 주자창에 무료 셔틀버스에 친절한 안내와 다양.. 더보기
새말할머니 새말할머니 백년의 햇살이 머리칼에 차곡차곡 눌러앉은 새말할머니 시집오면서 뒷동산 자락에 내린 버섯 같은 거처 할머니의 예불은 새벽의 문을 여는 것으로 시작되고 안방의 투시경은 삽작문으로 향하는 간절한 눈망울들 뒷간이나 툇마루에서도 삽작문으로 향하는 예민한 귓바퀴 그.. 더보기
불영사 佛映寺(불영사) 세상살이를 놓으려고 이 모퉁이 돌고 돌 때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俗緣(속연)의 굴레를 뿌리치고 또 뿌리치고........ 계곡은 속살을 드러낸 채 구비 구비 늘어서서 俗塵(속진) 같은 바닥의 모난 자갈들을 깎고 씻기고..... 그래서 비구니들의 미소는 투명하고 자유롭다 강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