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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진시황릉에서 진시황릉에서 異域萬里 廬山 生死의 강 건너편에서 2200년 세월의 징검 다리를 건너며 凡人 하나 황제를 만난다. 그대가 영원히 소유하고 싶어한 지하 대제국 하늘에는 진주 星辰 永遠頌을 찬미하며 영원의 강 수은 흐르고 鯨油 불 지지 않는구나. 수 천 지혜로운 문무백관들 제국을 떠받.. 더보기
품바 타령 품바 타령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절씨구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품바가 군민축제 품바공연장을 찾아왔네. ‘ 너는 잘난 놈, 나는 못난 놈’이란 이분 프레임으로 왕 앞에 머리를 조아리던 품바가 돌연 벌떡 일어나 우월의 성을 탈출하라고, 마음의 빗장을 풀라고 한다. 모든 건 팔자 .. 더보기
겨울나무(2) 겨울나무(2) “헤드쿼터를 폐쇄한다. 물자 보급로를 일체 차단한다. 모든 병사들을 혁명의 전위대 투사로 최전방 초소에 배치하라. 아웃” 병사들은 자궁 속의 태아처럼 몸을 둥글게 말았다. 머리를 양 무릎 사이에 끼우고 등뼈를 활처럼 휘었다. 찬 기운이 스며들지 못하게 서로를 밀착.. 더보기
겨울나무(1) 겨울 나무(1) 이슬이 내리자 젖은 낙엽들이 삼삼오오 돌 틈에 모여 서로를 껴안고 있다 스산한 바람에 겨울나무는 물고기 가시뼈 같은 잔가지들이 파르르 떨고 있다. 며칠 째 빈 뜰을 서성거리다 휑해진 가지 끝에 돋은 움막 안을 기웃거린다. 새끼 토끼의 못 뜬 눈망울 같은 풍문으로 들.. 더보기
선거 유세장 스케치 5일장 넓은 공터에 반짝 뜬 특설 이동 유세장. 기세등등한 현수막을 걸고 장꾼들의 소맷자락을 끈다. 수로에 설치한 통발처럼 축제의 판을 펼쳐라. 풍악을 울려라 “마이크 시험 중 마이크 시험 중 볼륨 업 더더더....” 율동이 없을 소냐. 빨간 유니폼에 어깨띠를 두른 호객꾼들 ‘날 좀 .. 더보기
달배웅 달배웅 -2003 계미년 정초에- 가는 밤의 끝자락을 잡고 홀로 후원을 서성이니 창백한 얼굴에 볼 움푹 패인 달 하나 저물지 못하고 나뭇가지에 걸려 있네. 어쩌나! 곧 어머니 같은 동해는 黎明의 前兆로 태반처럼 꿈틀거리다가 産痛처럼 철썩거리다가 어제와 다른 빛깔로 새 해 출산할텐데.... 더보기
태풍 매미 지난 겨울, 앙상한 뼈마디에 박힌 오한에도 허리 곧추세운 선비처럼 꿋꿋하던 뜰 앞 벚나무가 降神하는 무당이 되던 날 이파리들은 방울 소리로 떨어져 내리고 소매 끝에 걸린 잔가지가 격렬하게 너울거리더니 팔이 부러지고 허리가 꺾이며 오열한다. 나를 할퀴고 짓밟았던 태풍 애련한 .. 더보기
으아리의 길을 내다 어떤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허공의 길 눈도 채 뜨지 못한 새 순이 더듬거리며 걸어야 할 길 닿아야 할 하늘에 목을 걸고 엄지발가락이 닿아야 할 땅이 아득합니다. 그 틈새에 피어날 으아리 꽃송이를 기다립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