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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존재하는 삶의 조건 창틈으로 눈부신 햇살이 나를 잠에서 깨우고 뜰에 퍼지는 오월의 햇살을 보며 자유인의 기지개를 켠다. 새로운 하루, 한번도 가보지 못한 오늘이 나를 맞이한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오늘이 텅 비어있다. 자유 속의 충만감으로 시작하는 하루다. 5년 전 퇴직은 존재하는 삶.. 더보기
바람, 바람, 바람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 올 봄 유연한 가지에 매단 이파리들을 일제히 흔들고 내 귓가를 부드럽게 스치며 어디론가 흘러간다. 바람은 우주 삼라만상의 들숨과 날숨이다. 살아서 숨쉬는 것들을 춤추게 하며 삶의 기쁨을 누리게 한다 바람은 지상에서 천상으로 흐르는 강이다 땅과 하늘을.. 더보기
겨울나무 灼熱하던 태양이 잠시 천궁으로 기울면 내내 나무 그늘에 눌렸거나 바위틈에 갇혀 있던 냉기들이 우루루 몰려 다니며 산은 겨울채비로 접어든다. 나무들은 볕이 머무는 산골짜기 양지로 내려가 溫氣를 장작더미처럼온 몸에 쌓아 두고 싶어한다. 잎 둥근 큰키나무들은 섬세한 더듬이로 .. 더보기
진영근 선생의 작품을 감상하며 찰지인, 타석, 공재, 진영근 선생은 오늘날의 서화단에서 독특한 이력을 지닌... 어떤 이들은 백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천재라고 극찬하는 분이다. 그는 하늘 끝을 가면서도 외로운 길을 가는 의로운 사람으로 다른 분들과는 달리 독특한 개성을 지녀 마치 멋돼지처럼 저돌적인 서화풍을.. 더보기
대화 속에서 나타나는 사람의 삶의 양식 TV의 토론을 즐기면서 나는 토론에서 드러나는 삶의 양식을 발견한다. 가운데는 중립적인 사회자가 있고 양 옆에는 서로 대립적이거나 적대적인 의견을 가진 토론자들이 일전을 겨루는 걸 보면서.... 그들은 자신의 견해를 옹호하기 위해 보다 합리적인 논의를 찾아내서 청중들에게 설득.. 더보기
농산 돌부처 농산 돌부처의 미소 잘 삭은 광배 한 조각 세월에 보시한 농산 돌부처의 옅은 미소 안쪽을 들추어본다. 까마득한 선조의 갓난 울음이 진달래 화사한 꽃잎에 물들 때 애기 부처가 방긋 웃었던 까마득한 그의 손자의 운구 행열에 오리나무 너풀거리던 꽃잎이 지고 뒤로 돌아앉아 울었던 청.. 더보기
도깨비 笑考 도깨비 笑考 ‘사람을 홀리는 기라, 으슥한 밤길에서 겁쟁이들을 . 뉘는 밤새도록 씨름하다가..... 날이 밝아서 보니 빗자루 몽뎅이라 카더라. 도깨비가 씨름을 하자고 하면 왼배지기를 하거래이.’ 의식의 심연에 침전되어 말라붙은 유년의 설화 속의 도깨비가 도대체 무슨 연고로, 되살.. 더보기
천자산에서 천자산 정상에서 천자산에서 '그림처럼 아름답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무례한 케이블카는 미인의 오똑한 콧날이며 미끈한 허리춤 같은 은밀한 곳까지 훔쳐내는데도 여인은 품에 안고 저고리 섶까지 열어 백설로 화장한 가슴에 품어주었다. 고고한 기품, 충천하는 기상은 깎아 세운 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