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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주년 삼일절 기념식을 보며 3.1절 기념식을 보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는다 예전에는 이런 기념일에 국기를 게양하고 기념식에 참석하라고 학생들에게 종용을 겸한 당부를 하던 기억이 난다 억지로 참가 시키는 기념식, 묵념하고 노래 부르고 고리타분한 훈화가 반복되는 형식적 의례와 뻔한 내용으로 고역을 치루었던 경험은 나만이 그것이 아닐 것이다 우연히 채널을 돌리니 기념식이 생방송 된다 예전의 기념식 분위기라면 벌써 채널을 바꾸었을 것이지만 엄숙하면서도 감동이 묻어나오는 장면들에 집중하며 가슴에는 감동이 때론 눈물이 배어나오기도 한다 유관순 기념관에서 거행된 이 행사는 행정기관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서 기획되고 상당한 기간동안 예행 연습을 했을 것이다 기념식이라기보다는 3.1절을 테마로 한 복합 공연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드라마.. 더보기
산괴불주머니 봄이 되어 야외로 나가면 곳곳에서 눈에 띄는 야생초 산괴불주머니! 사람들의 눈을 끄는 매력이 없이 아무데서나 흔하디흔한 야생화다 그래서인지 한. 번도 화분에 담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어디서나 잘 뿌리 내리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마주할 때마다 기운을 받는듯 하다 산괴불주머니를 대할 때마다 사람들의 간택하는 마음을 반성하게 된다 꽃이 귀하다거나, 특별히 예쁘거나, 왠지 마음에 끌린다고 차별하고 서열화하는 편협함을 돌아보게 된다 야생초의 겉모습만을 보고 판단하는 경박함을 경계하라고 산괴불주머니가 나를 가르친다 더보기
생강나무 움이 부풀고 생강나무 움이 한껏 부풀어있다 북풍한설에 움막 속에서 가느다란 숨으로 좌정하며 때를 기다리더니 ...... 이제 내가 더욱 기다릴 것이다 개막을 하며 노오란 머리를 내미는 날을...... 더보기
나물 한 줌의 추억 며칠 새 바람의 입김이 제법훈훈해지고 호미가 손을 끌고 밭으로 간다 흙은 약간 젖어있고 보드랍고 젖내음이 풍겨온다 쪽파가 있는 밭두둑에 나물들이 함께 자라고 있다 냉이, 꽃다지, 광대나물을 한 줌 캔다 나물을 캐다 아련한 기억 한 올이 나물 뿌리에서 매달려 나온다 오래 전 내가 30대에 교직생활을 할 때, 경주 양북면에 있는 기림사 근처, 야외 식사를 준비하며 삼겹살을 굽고 있는데 아버지가 잠시 안보이시더니 산나물 두어 줌을 뜯어와 매우 기뻐하며 된장국에 넣어 먹었던 기억이다 까마득한 기억이라도 살아 있어 당시를 회고하며 선친에 대한 그리움이 울컥 솟구쳐 온다 남들은 이런 기억쯤이야 흔할 수도 있겠지만 예순 넷에 세상을 뜨신 터라 그 짧은 순간의 행복마저도 아쉽고 소중하기만 하다 그 짧은 순간을 다시 재.. 더보기
정월대보름날과 우주선 달 착륙 정월대보롬이라고 ~ 오늘 이 한 쪽 마을 사람들은 청솔가지로 달집을 만들어 태우며 달님을 맞이하며 소원을 비는데........ 같은 날~ 저 쪽의 한 마을 사람들은 달마실을 갔다는 소식이다 발자국이 찍혀 있는 걸 보면 초행길은 아닌데 무슨 일로 갔는지 사뭇 궁금하여 풍문에 귀를 기울이니........ 아니나다를까 돈 벌러 갔다네 그 뭣이냐 장사가 솔찬히 재미있을 거라는군 요넘들 돈 내음 맡는데는 귀신 같은 재주가 있단 말이여 주판을 얼마나 튕겨 봤겠능가 그 먼 달나라를 가는데 여비며 숙식비가 우리 동네를 모두 팔아도 못 당할터인데 말이여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니께 달나라 가는 우주선이랬나 그것을 1회용이 아니라 회수해서 재사용할 수 있어 장사가 된다능겨 으응 그렁가? 하여튼 요새 기술이 좋아서 못하는 일이.. 더보기
백설의 별유천지 잠자리에서 일어나 무심코 커텐을 열어 젖히니 펼쳐진 백설로 뒤덮인 별유 천지! 간밤에 눈이 내려 천지를 새하얗게 덮고 있다 도둑 고양이처럼 발자국 소리를 지우며 내려오는 능청스런 행보는 세상 사람들을 순간적인 희열로 몰아넣기 위한 계략이었구나 공연장 무대를 열어 젖히기 전 막후의 준비는 거대하고 완벽하였구나 배후를 조종한 연출자도 각본도 베일에 감춘 채....... 이 나이 되도록 이런 풍경은 처음이라며 이전의 기억들을 지우며 거대한 기획의 포로가 된다 처음이므로 당연히 길이 없는 에덴 동산! 첫걸음을 떼기 직전처럼 설렘으로 오점 하나 없는 순결한 아담으로 살아보라고 한다 더보기
나무여 나무여 살아가는 일이 모두 공부다 생각이 깊어지고 집중하게 되면 사소하고 평범해 보이는 일의 근본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생기게 된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고 경험이 쌓여가며 참구(參究)하면 마침내 큰. 깨달음에 이르게 될 것이다 요즘 나무의 가지치기를 하면서 사물이나 노동의 근본을 사유하며 소중한 가치를 배우게 된다 작은 수고를 바침으로써 얻는 지혜의 선물이다 지난 몇 달 동안에 여러 수목들을 전정, 전지했다 감나무,소나무,아로니아와 블루베리, 개나리, 화살나무, 단풍나무, 헛개나무 등을 전정, 전지를 하면서 작은 깨달음을 얻는다 지상에서 하늘로 길을 내며 영겁회귀하는 순례자들! 나무들은 늘 하늘에 닿는 꿈을 꾼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한 톨의 미소한 씨앗이 왕궁처럼 거대한 세력을 이루며 꿈을 실현해 간다 어두운.. 더보기
우수의 사색 우수가 지나고 사나흘 째 비가 내린다 아직은 춘삼월이 되지도 않았는데 비가 많이 내려 개천에 물소리가 세차다 젊은 시절에는 24절기에 대해 그 따위라 칭하며 비합리적이고 전근대적 인습 등으로 치부하며 냉소적이었다 옛날 농경민적 사고방식이라 여기며 기계적으로 도식화한 민간 계도용 등으로 여기는무관심과 무지의 천박함을 드러냈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절기에 대한 접근 방식이 매우 달라졌다 꼭 농사를 짓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 하거나 농촌 사람들의 인습적 사고방식에 동화되어서가 아니다 전원생활을 하다보니 계절의 변화, 일기의 변화 등에 민감해졌고 절기의 바탕에 흐르는 자연애와 인문적 사유에 친숙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동양적 우주관에 익숙해지고 내 삶에 녹아들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우수란 절기는 눈이나 얼음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