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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을 어루만지며 오늘은 하체 운동을 하는 날인데 이 나이 먹도록 잘 지탱해 준 양 다리와 특히 무릎에 고마움을 전해야겠다 여러가지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신체 가동율이 높은데다 특히 무릎은 웨이트 운동으로 혹사 당했는데도 탈이 없으니 참으로 다행이고 복이다 무릎은 다리의 상하부를 연결하는 관절이 있어 전후방으로 굽힐 수 있다 차거나 걷거나 뛰거나 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 관절 부위는 다리의 상하부의 두 뼈가 맞물려 유연하게 작동할 수 있게 연골이라는 조직이 있다 누구나 잘 아는 상식적인 것, 일상적인 것을 낯설게 여기고 새롭게 받아들이게 된다 지금까지 근성으로 보아 넘겼던 인체의 골격도를 신기하고 재미있는 시각으로 접근하고 탐구하게 된다 운동 팬츠를 입고 몸을 가급적 노출시켜서 자극하는 신체 부위의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 더보기
현호색 - 앙증스러운 꽃 현호색이 앙증스럽게 피어나고 나는 싱긋 웃으며 무릎을 꿇고 사진에 담는다 몸집이 작고 예민한 감성을 지녀 말 한 마디만 서운해도 토라져 눈물을 쏟을 것 같은 소녀 같은 꽃이다 수많은 종류의 화목들이 자라며 꽃을 피우는데 이런 대자연의 물자체로서의 본성은 인간이 알 수 없는 영역이다 다만 우리의 감관을 통해 입수한 표상만을 가질 뿐이다 더보기
꽃비 내리는 봄날 창선에서 걸어 오다가 월성 내계 마을 개울가 벤치에 앉으며 봄의 서정을 즐긴다 온통 봄이 무르익는다 봄 기운을 받은 화목들이 꽃을 피우고 며칠만에 꽃을 떨군다 벚꽃,수양벚꽃, 산벚꽃, 조록싸리, 조팝꽃이 온 사방에서 피어나고 낙화한다 피고 지는 일이 자연스럽다 피는 꽃들이 우쭐거리지도 않고 지는 꽃들이 의기소침하지도 않는다 그저 물 흐르듯 한다 화사한 봄날 꽃비가 내리고 포장 도로를 덮으며 바람을 따라 휩쓸린다 오는 길에는 쇼펜하우어의 행복론을 들으며 왔다 가는 길에는 물소리를 들으며 산을 둘러보며 마음이 끌리는대로 가야겠다 더보기
우주의 결혼 선물 처가의 질녀(막내 처제의 장녀)가 제 짝을 만나서 새로운 출발을 한다 결혼은 두 남녀가 만나 독립된 새 가정을 꾸리며 새로운 시작을 하는 축제이며 성스러운 의식이다 부부는 조물주의 천지 창조를 대행하는 영광과 특권, 신성한 의무를 지니고 있다 창조주는 태초의 첫 번째 창조 사업을 이룬 후 연속성을 위해 부부라는 조력자를 만들었다 서로에게 깊이 끌리는 사랑과 희생과 신뢰로 둘이 하나가 되는 신비에 초대된다 자신의 새 가정을 만들고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한다 결혼식장에 가보면 떠들썩한 잔치 분위기에 외형적 화려함으로 평생 잊혀지지 않을 추억을 연출하려고 한다 신데렐라의 꿈을 꾸는 대중들의 심리를 자본가들이 놓칠리가 없다 소중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눈부신 웨딩드레스와 고급 분위기를 살려 꿈을 이루는 것 같은 .. 더보기
쥐 덫에 갇힌 곤줄박이 쥐잡는 틀에 갇힌 것이 쥐새끼인줄 알았는데 곤줄박이 녀석이다 재수없게 함정에 빠진 것이다 공이에 매달린 고구마 조각과 바닥에 유인물로 멸치 몇 마리를 먹으러 왔다가 공이를 건드려 철컥 문이 닫힌 것이다 쥐틀 안에 넣어둔 미끼들이 그대로 인 것을 보면 극심한 스트레스로 식욕이 뚝 끊긴 것이다 문을 열어주며 나야 씩 한 번 웃고 말지만 녀석으로서는 아찔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든 것이다 혼비백산하듯이 함정을 빠져 나가고 자유의 창공으로 날개짓을 한다 새가 날아간 창공을 바라보니 언뜻 스쳐가는 생각이 한 올 있다 내가 큰 함정에 갇힌 것이다 달콤한 욕망의 미끼가 달린 덫이다 자식이라는 함정, 남을 가르치려고 하고, 남이 나를 대접하기를 바라고, 자아도취의 나르시즘에 빠져 있고, 편협한 진영에 갇히고, 고약한 습성.. 더보기
노견 명랑이 우리 집 노견 명랑이는 골든리트리버종이다 대구 유기견 보호소에서 분양 받은지 5년이 넘었는데 열살 정도될 것 같다 이름 그대로 명랑한 성격에 사람을 좋아하고 온순하고 먹성이 좋다 처음 이곳에 와서 목줄 문제로 가족 간에 다툼이 있기도 했었다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에 나가 차량이나 오토바이를 따라가며 짖어서 목줄을 풀어 놓을 수 없었다 안전한 곳에서만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훈련법을 몰라서 결국은 목줄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야간에 한 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을 주는 것이 나름의 방책이다 늙은 개 명랑이는 행동은 굼뜨지만 눈치가 빠르다 간식이 제공될 기미를 포착하는 눈치와 목줄을 풀어줄 기미를 알아 차리는 노회한 약삭빠름이 있다 외출에서 돌아올 때 예전과는 달리 몸을 일으키지도 않고 눈알만 가동한다 산골의 주택이라.. 더보기
반려돌 유감 반려돌이 세간의 화젯거리가 된다 반려란 사전적 의미는 짝이 되는 동무다 삶의 여정에서 동행, 동반하는 것이라면 무생물인 돌까지도 가능하다는 기존의 반려 개념의 범주를 뛰어넘는 엄청난 반전이다 반려묘나 반려견은 인간의 동물에 대한 자비와 사랑이 전제된다 사랑한다는 것에는 당연히 희생과 헌신, 고통이 수반된다 부모의 자식 사랑이나 어미의 새끼 사랑을 보면 누구나 공감하는 진리다 반려에는 상호 감정의 공유나 의사의 소통이 이루어질 때 가능한 것이다 쌍방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것에 그칠 때는 반려라기보다 애완 차원에 머무를 것이다 돌까지도 반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그저 스쳐가는 유행에 그칠지 보편화된 하위 문화로 자리잡을지 궁금하다 오죽했으면 돌을 짝으로 여길만큼 바쁘거나 외로운 것일까? 오죽했으면 .. 더보기
투표하는 날 국회의원을 뽑는 투표날이다 우리 마을 한 영감님 오늘 아침에는 유난히 생기가 흐른다 흰 와이셔츠 칼라를 밖으로 빼고 물 묻힌 빗으로 머리 가르마도 탄다 거울에 비친 얼굴에 결연한 표정도 묻어난다 서둘러 아침 식사를 하고는 행차를 한다 나도 다 생각이 있능기라 늙은이라고 허깨비 취급하고 무시하지 말라고 나도 눈과 귀가 있고 머리통으로 옳고 그름을 안단 말이여 이 작자들이 말도 안되는 소리로 속을 뒤집어 놓고 뻔뻔하고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한단 말이여 노인이 주제도 모른다고 타박 들을까봐 내 지금까지 꾹 참고 오늘만 기다렸다고 내가 나라 돌아가는 이런저런 일들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래도 팔십 평생을 살아오며 터득한 게 있단 말이여 상식과 순리 같은 것이지 내 오늘 진짜 밥값 한 번 할끼다 으음 그렇고말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