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황간역에서 이 작은 역도 쓸모가 있다는 걸 칠순이 되어서야 깨닫는다 국민학교 친구인 가시나와 머슴아들이 황간역에서 해후한다 사는 일이 별거있느냐며 무겁던 등짐을 내려놓고 수학여행을 한다 낡고 작은 역사가 정겹게 품어주며 등을 쓰다듬는다 더보기 호미를 든 호작질 느닷없는 호작질을 한다 손바닥만한 온상에 어린 시금치를 옮기고 나머지에는 쪽파를 옮겨심는다 노지에서 조그맣게 자라는시금치를 온실에 넣어 조금이라도 생장을 거들어준다 햇볕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아서 냉기로 대지가 식어가고 있다 낮의 온기를 비닐 하우스에 모아 놓아도 동장군의 위력 앞에서 얼마를 견딜지, 이런다고 생장에 도움이 될런지도 잘 모르지만 해 보는 것이다 농사를 잘 하는 사람들이 보면 픽 웃고 말 일이다 규모라거나 관련 지식이나 경험도 없는 일이라 호작질이라고 하는 것이다 별로 쓸모도 없는 손장난 같은 호작질을 하면 어떤가? 해봐도 별로 효과가 없으면 어떤가라고 반문하고 싶다 이 일을 해서 얼마만큼의 수확을 하고 금전적 이익을 올릴 수 있는 것만을 추구하는 그 판에서 벗어나면 어떤가? 지금 이 순간 .. 더보기 월류봉에서 월류봉 둘레길을 친구들과 함께 걸으며 나들이를 한다 황간에 거주하는 친구의 초청으로 부산과 원주에서 온 친구들과 만난다 황간역에서 만나는데 이 간이역의 정겨움에 마음이 훈훈해진다 초등학교 친구들이 월류정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든다 황간에 사는 친구가 직접 산에서 채취한 느릅나무 수피를 달여서 피티병에 한가득씩 담아 주고 집에서 딴 호두까지 나누어주고 점심과 차를 대접해 준다 더보기 양곡 수매 현장을 보며 벼를 사들인다 작은 시골 면에서 며칠동안 수매를 하는데 대형 포대가 백 개도 넘는다 예전에는 한 가마니(80kg) 단위로 거래했는데 이 포대는 열 가마니와 맞먹는다 흔하게 보기 어려운 장면이라 가던 걸음을 멈추고 사진에 담는다 양곡 수매에 관한 실제 내용을 잘 몰라서 관련한 기사를 검색해 본다 여기서 중심 용어가 초과 생산량과 시장격리 물량, 양곡가 안정 등이다 쌀이 남아돌아도 문제는 늘 있기 마련이다 백년 전의 시점으로 보면 배불리 먹고도 남으니 천국이나 다를 바 없다 쌀값 하락에서 농민을 보호하겠다는 것이 정책의 본질이다 그러나 디테일에 들어가면 정파나 단체들 간에 치열한 갈등과 대립이 있다 수매 현장 옆에 현수막이 걸려있고 관련단체의 항의 시위도 벌어진다 는 문구가 이목을 끈다 이십대 초반까지 부모.. 더보기 고숲정 단풍길 11월 중순인데 고숲정 길가의 가로수 단풍이 곱다 평소부터 눈여겨 는 단풍이 고운 길이라 차를 잠시 세우고 고운 풍경을 사진에 담는다 서쪽 하늘에 물드는 일몰의 석양처럼 낙엽도 황혼으로 물든다 태양도 나무들도 시간의 가을 흐른다 발 없는 나무들이 대자연의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법을 관조해 보면 처절하고 숭고한 감동이 배어나온다 생존하기 위해 전존재적 결단으로 생존방식을 혁신하는 나무들이다 볕은 온기를 잃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대지에 황량한 바람이 휘몰아치는 겨울에 너무는 수도자가 된다 수난과 고통을 견디며 내면의 성장과 새 봄의 희망을 꿈꾼다 가지마다 수많은 녹색의 손을 펴서 햇빛을 모으며 생장의 가쁜 숨을 모아쉬던 날들이 지나고 이제 안식에 들려고 한다 외부 세계의 변화에 생체 리듬을 조절하며 대처하는 .. 더보기 현수막 전성시대 현수막은 사람들 눈에 잘 띄는 자리에 걸린 소리 없는 아우성이다 함께 싸우자며 분노, 원망, 투쟁에 찬 주먹을 흔들며 파이팅을 외치는 놈 아주 노골적으로 내 편이 되어달라고 손을 덥석 내미는 놈 은근히 제 자랑하며 어깨춤을 추는 놈 온 동네방네 소문내느라 입에 거품을 문 놈 여길 좀 보세요 이목을 모으느라 글씨마다 연지 찍고 립스틱 바르고 눈을 부릅뜬다 세상은 갈수록 웅성거리며 떠들썩하다 더보기 포항시 아제르바이젠.튀르키예 방문 [KBS 대구]포항시장을 단장으로 한 포항시 대표단이 오늘(11일)부터 18일까지 아제르바이잔과 튀르키예를 방문했습니다. 포항시 대표단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해 포항시의 탄소중립 성과를 홍보하고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합니다. 또 15일부터 튀르키예에서는 예술과 연예 중심지인 베이욜루에서 두 도시간 우호교류 협약을 맺고, 이강덕 시장이 이스탄불대학교에서 '포항의 산업대전환과 미래세대를 위한 청년정책'을 특강할 예정입니다. (재환이 시장 수행원으로 동행한다 ) 더보기 창포원의 국화 아케이드 만추의 거창 창포원, 아직도 볕의 볼은 온기로 발그스럼하다 이 계절엔 국화가 품격있는 꽃의 군자다 사람도 곤경에 처했을 때 꾸밈없는 본성이 잘 드러나듯이 한 포기의 식물도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이제 다른 화초류들은 한 해를 마감하고 겨우살이 채비에 들어섰는데 국화는 본격적인 제 철을 맞는다 매화가 봄에 제일 먼저 피는 꽃이라면 국화는 제일 마지막에 피는 꽃이다 대부분의 꽃들과는 좀 색다른 생리적 취향을 가지고 있는데 전통사회의 문인 사대부들은 국화를 사군자의 하나로 품격을 높여 그림이나 글로 칭송하였다 국화야, 너난 어이 삼월 춘풍 다 지내고, 낙목한천(落木寒天)에 네 홀로 피었나니. 아마도 오상고절(傲霜孤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 이정보의 시조- 서리는 자연이 내리는 죽음의 철퇴다 하룻 밤의 된서리를.. 더보기 이전 1 2 3 4 ··· 39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