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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나무 약효 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온다 류머티스성 질환에 화살나무 가지를 끓여먹었더니 사흘만에 부종이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나는 평소에 이런 정보에 시큰둥했었는데 오늘은 왠지 다르다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따끈따끈한 뉴스로 관련된 보도가 있었다 이 정도면 상당히 믿음이 가지 않는가? 건강이 걱정되는 친구의 희소식을 접한 것이기도 하고 나도 통풍약을 복용하는데다 화살나무가 주택 울타리에 30여 그루가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큰 수고를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화살나무는 곳곳에 많고 채취하기도 쉬은데 과연 루머티스 관절염에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지 기대가 크다 앵커] '화살나무' 들어보셨습니까? 국내 자생식물인데, 이 나무 추출물이 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 더보기
나이를 먹고 설에 먹는 것은 떡국만이 아니다 우리는 먹는 것을 좋아하여 온갖 것들이 먹거리다 나이를 먹고, 욕을 먹고, 귀가 먹고, 맞먹고, 애를 먹고, 골을 먹고, 꿀밤을 먹고, 마음을 먹고.......... 산다는 것은 모두 먹거리다 먹는 것은 몸으로 겪는 것이고 체화하는 것이다 오늘은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날이다 내 몸에 차곡차곡 나이가 쌓여 연륜이 되니 즐겁고 기쁜 날이 아니랴 더보기
사다리를 세우며 감나무 전정을 하려고 사다리를 세우는 중이다 별 것 아닌 일 같아 보이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나무가 높아서 A자 모양의 사다리를 직선 모양으로 세워서 분지된 지점에 걸쳐야 안정된 자세가 된다 알루미늄 사다리라 중심부에서 들면 크게 무겁지는 않은데 그럴 수가 없다 중심이 사람 키를 훨씬 넘어 있어서 힘을 쓰기가 쉽지 않다 여러 번을 뒤뚱거리다가 넘어질 뻔 하며 용을 쓰다가 겨우 걸쳐 놓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겨우 세우는데 성공했다 나중에 올라가서 줄로 단단히 고정해야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그냥 사다리를 나무에 걸친 일을 가지고 마치 큰 공을 세운 것처럼 말하는 것이 표현의 과잉인 것이 분명하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경험에서 엳는 것이 자체로 소중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업 과정을 세밀히 관찰하고 분석함으로.. 더보기
쓸쓸한 명절 설날을 학수고대하던 어린 시절이 한없이 부럽고 되돌아오지 않는 추억이라 아쉽고 허전하다 설 치레라고 고작 옷 한 벌과 운동화 한 켤레만으로도 행복했던 소박함이 그립다 만사를 제쳐두고 명절에는 당연히 귀향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속박으로 여기지 않았던 착한 심성도 그립다 설이라고 올 사람도 없고 음식을 만들지도 않고 설렁한 분위기라 쓴 웃음만 나온다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예전에 비해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시대가 많이 변했어'라며 볼멘 소리를 한다 더보기
진눈깨비 내리는 날 엊그제 입춘이 지나가고 오늘은 눈이 내린다 백설의 옷이 젖고 눈이 퉁퉁 불어 있다 눈물을 털어내지 못해 무거워진 몸이라 곧바로 지상으로 낙하한다 여유가 없다 눈이 낙하산처럼 활개를 펴며 지상에 사뿐히 안착하지 못한다 창공을 딛고 하강하는 걸음과 걸음 사이의 엇박이 없다 입춤의 대가들만이 떼어놓을 수 있는 파격의 미학이 없다 바람에 몸을 맡겨 이리저리 부유하는 자유가 없다 목적의식에 억눌린 여유로움이다 오로지 피할 수 없는 중력에 추락한다 봄으로 가는 경계에서 다급해진 것인가! 입춘의 위력에 압박을 받는 것인가! 눈과 비의 겅겨가 모호하다 더보기
축구 - 전사들의 사투 연일 축구 경기를 보느라 수면이 고르지 못하다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관점에서 벗어나 색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면 사유의 폭이 넓어지고 재미도, 배우고 느끼는 점도 훨씬 더 많아진다 이 단체 경기를 보며 인간의 본성을 유추해 보기도 한다 집단 간의 저 치열한 투쟁 정신이 그 바탕에 깔려있다 소속 집단의 존립과 명예를 위해 몸을 던져 부딪치고 온 몸을 방패로 삼는 외적 방위군, 견고한 빚장을 뚫기 위해 특별 임무를 띤 공격수를 조직적으로 가동한다 선수들은 이미 전사가 되어 두 경우의 수 밖에 없는 승리와 패배의 운명적 기로에 놓인다 이미 경기를 넘어 전쟁의 상징이기에 지켜보고 있는 이들은 관중이 아니라 운명공동체의 일원이 된다 마치 공동체가 생존이냐 복속이냐를 결정짓는 문제처럼 폭발성을 갖는다 그렇게 부추기는 .. 더보기
입춘에 입춘이라며 새 해가 시작되는 첫 절기를 기념하는 사람들이다 길상을 빌며 입춘대길, 건양다경을 비는 글들을 서로 전하기도 한다 봄이 온다는 전갈은 기다림으로 두 손을 모으는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폭풍한설 휘몰아치는 광야에서 정처없이 오가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꿈 꾸며 기다리기에 봄은 희망이며 더욱 절실한 이들에게는 갈망이다 삶은 늘상 뜻하는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누구에게도 실패와 좌절의 암굴에서 희망의 불씨들을 지펴야 한다 봄은 생동하는 님이요 여인이다 잉태하는 가임의 처녀다 겨우 내 인고로 황폐한 가지에 움을 돋게 하는 기운이다 그 작은 움이 트고 자라게 하고 잎이 돋게 하는 약동하는 사랑이다 대지의 봄은 아직 태동하는 중이라 그 기운은 미동에 있어 여간 섬세하지 않고서는 감각하기 쉽지 않다 화.. 더보기
까치호랑이 민화를 감상하며 민화인 까치와 호랑이 그림을 읽어본다 호랑이가 앉아있는 자세와 표정을 천천히 살펴보자 맹수의 위엄을 드러내는 공격적인 자세가 아니라 편안한 자세로 쉬면서 까치를 바라보며 대화를 하는듯 하다 덩치만 컸지 온순하고 귀엽고 웃기는 표정이다 까치에게 놀림을 당하는 바보스러운 호랑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백수의 제왕으로 여겼던 호랑이는 액을 막아주는 벽사의 기능을 한다 전통사회에서는 숱한 액운을 피하기 어려워 새해 벽두에 무탈을 기원했다까치는 새해의 좋은 소식을 전해준다는 믿음을 주는 길조었다 이 그림 속의 까치와 호랑이는 사람의 평안을 염원한다 또 다른 측면은 강자와 약자를 상징한다는 점이다 백수의 제왕인 강자와 새는 비교도 안되는 우열적 관계다 그런 자연적, 태생적 차이를 넘어서 동등하고 수평적인 관계로 전환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