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운향 선생의 '목어' 목어 (위선환 시인) ..................... 나무 토막도 물고기도 아닌 그것의 휑하게 빈 아랫배가 아래로부터 찔리면서 당장 막대에 찔리는 허공이 되는 것이다. 딱! 막대 끝이 허공의 안 벽에 부딪히는 소리, 허공도 그렇게 딱 딱 하 게 말랐구나 운향선생의 그림 한점을 거실 벽에 건다. 소천하기 3년 전의 작품이다. 위선환 시인은 운향 선생의 장흥 고향의 선배이다. 나는 위선환 선생의 시집을 자주 읽으며 때로는 그의 시를 몇 편씩 외우기도 했다. 더보기 기연들 기연들 기연들 큰 바위들이 토박이인지 떠돌이인지도 알 수 없지만 범두들 꼭대기에서 큰 난리통에 피난 왔다고 믿던 꼬마 다람쥐들의 잔달음질 음각된 바위 젖은 가슴을 대면 어머니가 되고 때론 친구가 되던 놀이에 열중하던 아이들이 헝클어 놓은 장난감처럼 쓰임새가 제 다르고 비밀 통로가 있는 동화속의 城 사는 일이 각박해지면 그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되어 봐. 친구들. 사내 아이들의 다이빙으로 퍼렇게 멍든 소 개구리 헤엄의 돛이 바둥거리며 도착하는 작은 바위 강이 야위면 모습을 드러내는 소년 콜럼부스의 중간 기착지에서 파란 입술로 의기양양하던 작은 영웅들 이 험한 세상을 날기 위한 삶의 날개 짓. 사는 게 어려울 때 그 힘든 항해를 생각해 봐. 기연들 안방, 할아버지 같은 근엄한 정자나무 세월이 뚫고 지나간 허리.. 더보기 봄맞이 지난 겨울을 꿋꿋하게 견딘 생명들이 파란 잎을 열고 꽃을 피우며 봄을 찬미한다. 이런 사소한 일상에 기적 같은 일이 있었다니..... 바라보며 느끼며 나는 비로소 눈을 뜨고 마음의 빗장이 풀리고 충만한 희열에 노래하나니..... 이 생명의 축제에서 환희와 깨달음을 얻지 못하면 나의 봄.. 더보기 느리게 걷는 ....비움의 길 오늘도 길을 걷는다. 길을 걷는 나는 살아있는 것이리라. 걸으면서 나를 만난다. 참된 나를 영접하기 위해 부처님을 만나기 위해 바치는 천배 만배 같은........... 걸으면서도 놓지 않아야 하는 것은 '나는 누구인가' 유안청 폭포..... 지난 겨울 금원산 어금니가 턱턱 부딪히던 이 골짜기 바람에 서로 부둥켜 안고 견디던..... 이제 풀린다. 얼음은 이제 서로 손을 놓고 큰 법을 따르는 순례의 길에 오른다. 거창 유씨 일족들이 살던 이 골짜기 그 선비들은 얼마나 고고했을 것인가? 문바위 저 육중한 몸집으로 어디서부터 걸어온 것인지...... 바위는 걷기 위해 세월의 풍상에 제 모난 면을 끊임없이 깎을 것이리라. 생강나무 노오란 꽃은 봄의 요정이다. 산수유와 꽃 모양과 색깔은 비슷하다. 먼 길을 가는.. 더보기 수승대 돌거북 덕유산이 빚은 뛰어난 경치가 많지만 수승대만한 절경이 있으랴. 태고의 신비와 선현들의 발자취가 스민........ 수승대의 가장 중심이 되는 테마는 단연코 거북이다. 장수를 산징하는 신령스런 동물인 거북의 형상..... 거대한 바위가 살아서 물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거북 바위에 붙여진 이름도 수송대, 암귀대 수승대,모현대 등으로 불리며 수승대의 전설은 이어진다. 거북이 헤엄치며 노는 연뭇이라 하여 귀연 (龜淵) 100미터 지점 아래의 복귀암(伏龜岩), 200여미터 아래에는 근심을 씻는다는 의미의 척수암(滌愁岩)이 또 하나의 거북 바위, 북쪽으로 50여미터 지점에는 거북등의 형상을 한 자고암(고란초가 자란다는)과 약어담(물고기가 뛰는 못이란 의미의) 500미터 북쪽 지점에는 별암(자라바위)과 용문담이.. 더보기 나무를 심으며 나무를 심으면서 내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찾는다. 막대기 같은 저 나무가 때가 되면 움이 트고, 잎사귀가 나오고, 꽃이 피고, 그늘이 되고, 낙엽이 떨어지고........ 나는 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나무에게서 위안을 받고 영감을 받기 때문이다. 나무는 친구가 되고 스승이 되며 때론 연인이 될 것이다. 층층나무 : 음지에서 자라 키가 크다. 뿌리가 약해서 가지를 많이 쳐 주었다. 가운데 푸른 나무가 은목서인데 시장에서 구입하였고 그 왼쪽은 쥐똥나무인데 황산 호음산에서 산채하였고 오른족은 석류인데 옮겨 심었다. 화살나무로 울타리를 만들려고 집 옆 산에 있는 나무들을 심었다. 화살나무는 잎이 붉어서 관상 가치가 높고 어린 순은 나물로 데쳐 먹는데 홀잎, 헷잎이라고 한다. 병꽃나무 마치 칡뿌리처럼 생긴 괴물.. 더보기 가래실 왕영학 형님을 불쑥 찾아가던 날 가래실에 사시는 27회 선배님이자/왕영숙 친구의 오라버니이자/ 같은 골짜기에 낙향한 처지이자/만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형님이자....... 기분이 좋은 어느 날 친구와 소정에서 임도를 따라 병곡으로....가래실로 오다가 불현듯 생각이 나서 기어코 쳐들어간다. "형님. 차 한잔 주십시요." .. 더보기 무위의 삶 날씨가 푸근해졌다. 봄바람 꽁무니를 따라서 온 나비 한 마리가 부지런히 날개를 펄럭인다. 지난 겨울에 생명의 끈을 놓은 낙엽들 아직 그 삭신은 바스락 거리며 지난 추억에 미련을 가지는지....... 살아있는 것과 죽은 것이 서로 아무렇지도 않은듯 조화롭다. 일 없다. 꼴리는대로 살자. 심심하면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고 아직은 다리에 힘이 있으니 걷는다. 많이 걸으면 마음도 가벼워져 텅 빌지 알랴 옛날 같으면 양지 바른데서 옷을 뒤집어 이를 잡는 일도 좋으련만.... 자작나무 그 놈 참 잘 생겼다 수목원은 선의 경전이다. 그곳을 오르는 나는 즐거운 수행자이다. 발걸음이 경쾌해진 물소리를 들으며 눈망울이 부풀은 나무들을 보며 내 마음 신이나서 춤추며 노래하니 일상선의 체험이던가.......... 더보기 이전 1 ··· 377 378 379 380 381 382 383 ··· 3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