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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설 蠢動(준동)! 한자어의 짜임을 보고 무릎을 탁 치며 빙그레 웃는다. 봄 춘 아래에 벌레 충 두마리니...... 봄이 오는 땅 아래에서 꿈틀거리는 기운이 아니던가? 봄이라는 자연의 커다란 변화를 앞두고 미물들이 암암리에 회동하고 작당하는 미세한 움직임이다. 그래서 2월의 발걸음은 조심스.. 더보기
동빈거 80일 자신과의 약속 - 冬貧居 그 80일을 지난다. 도로변에서 새 한마리가 경계심 없이 나를 빤히 바라본다. 이제 날이 풀리니까 새들이 서서히 기동을 시작하고 울음 소리는 생기가 넘친다. 그동안 여러 길에서 오래도록 걸었다. 수척해지고 고요해지며 마음의 평화를 찾아나선 길은 구도의 길.. 더보기
나무를 심다 멀리 완주군 구이면의 한 묘목장을 찾아간다. 2012년 첫 방문 후 두번 째 방문을 하자 농장주인 정현갑 님 - 아내의 초등 동기생,이 싱그런 웃음으로 반긴다. 만평이 넘는 토지에서 수목을 기르는 그는 부지런한 농부다. 작은 씨앗을 싹 틔우고, 어린 묘목을 접 붙이고, 꺾꽂이 하는 농업 기.. 더보기
탕롱 수상인형극 : 목각 인형 조종수가 되다 내 이름은 응우옌 떤 뚱(Ng uyen Tan Dung), 45세의 베트남 남성이며 탕롱 극단의 인형조종수다. 하노이에서 버스로 두세 시간이 걸리는 Quan sơn Lake 인근의 평화로운 농촌 마을이 내 고향이다. 하노이의 중심인 호안끼엠 호수 옆의 탕롱 극장이 내 직장이요, 삶의 터전이며 내 삶의 모든 것이.. 더보기
용포(용소) 덕유산에서 발원한 갓난 아기의 눈물 같은 청정한 물줄기가 월성계곡에서 자라며 말을 배우며 원기왕성하게 흐르며 渭川이란 이름을 얻고 산허리 몇 구비를 돌아왔던가? 물이 흐르는 길에 누운 너럭바위에서 마음에 얼룩진 속진을 씻어내며 맑고 고운 심성으로 투명해진 얼굴로 이제 곧.. 더보기
박주가리의 비행 - 내계에서 수망령으로 내계폭포에서 수망령까지 임도를 따라 걷는다. 오늘은 모처럼 동행하는 아내가 있어 쉬엄쉬엄 걸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눈을 제설차량이 치웠는데도 그늘진 곳에는 얼음이 녹으며 조금 미끄럽다. 월성의 내계 계곡은 고산준령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냇물에다가 자연 그대로의 淸.. 더보기
덕유雪山 덕유산에 산등성이에 내린 눈이 간밤의 사나운 바람을 피해 골짜기 대피소로 몰려오자 선명하게 드러나는 산의 명암 겨울산 길게 뻗어내린 등줄기에서 숱하게 갈라져 나온 여린 갈빗대들 그 한 켠은 어둡고 그늘지고 습하다. 앙상한 갈비뼈 그늘에 시린 손을 깊숙이 밀어넣자 울컥 치밀.. 더보기
내 나이가 어때서! - 노랫말 한 소절 시가지를 걷다 흥겨운 트로트 노랫가락의 노랫말 한 소절이 ‘툭’ 내 기억 바구니에 떨어진다. 은은한 홍등 아래에 선정적인 노랫말이 경쾌한 멜로디를 타고 흐른다. 내 나이가 어때서! 대중가요의 노랫말에 평소 호의적이지 못하던 내게는 좀 별난 일이기는 하지만 이 노랫말 한 소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