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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끝없는 길 위에 선 사람 서상에서 안의 방면을 향해 도로를 걷는다. 물이 흐르는 곳으로 길이 나고 길이 난 곳으로 사람이 걸으니 결국은 물을 따라 걷는 것이리라. 첩첩산중이라 물길은 산의 한 자락에 펼쳐져 있으니 산과 내와 들과 사람이 모두 하나다. 걸음으로써 나는 내 삶을 觀照한다. 어떤 꾸밈도, 연민도.. 더보기
冬貧居(동빈거) - 자신과의 약속 스스로 冬貧居(동빈거)라며 빙그레 웃는다. 冬安居에서 借用한 용어인데 사전에는 없는 말이다. 동안거는 승려들이 음력 10월 15일부터 이듬해 1월 15일까지 일정한 곳에 머물며 修道하는 일을 일컫는다. 오늘은 월성 황점에서 재를 넘어 영각사 입구까지 왕복한다. 고개를 넘어가는 길은 .. 더보기
두류공원에서 햇살이 따스한 벤치 주변에 머물며 이리저리 뒹굴다가 지루해지면 꼬박꼬박 졸며 머리를 떨구는 두류 공원이다. 낙엽들이 마른 몸을 서로 비비느라 바스락 거린다. 함께 떨어지고 마르는 同病相憐의 유대로 서로의 몸을 포갠다. 종종 걸음으로 기웃거리던 늙은 비둘기들이 대엿씩 모여 .. 더보기
군위 한밤 거리를 걷다 오늘 하루가 텅 빈다. 정해진 목적지도, 매이는 일정도 없이 그저 발길 가는대로 가자. 아름다운 이 강산 이 산하를 周遊하는 나그네가 되어보자. 칠곡에서 한티로 팔공산을 넘어 군위 방면으로 자동차는 달린다. 부계면 남산과 한밤에서 빈 배낭을 메고 낯선 거리의 이방인이 된다. 大栗.. 더보기
굽은 소나무 잘리고 비틀린 소나무 등에 귀를 대보면 홑바지 저고리에 괴나리 봇짐을 메고 아리랑 고개를 넘던 애절한 가락이 들린다. 휘고 굽은 소나무 줄기를 따라가 보면 남녘 바다를 향해 꾸불꾸불 뱀처럼 기어간 섬진강 줄기가 보인다. 소나무 아름답게 굽은 가지에는 입춤의 명인이 엇박을 타.. 더보기
보문호 산책 경주 보문 호숫가를 걷는다. 이 아름다운 호수는 사방으로 빙 둘러가며 길을 내고 마음이 평화로운 사람들의 마음을 제 품에 담으며 사람들의 발걸음에 귀를 기울인다. 며칠 전부터 이벤트처럼 다시 시작한 100일 1000km 걷기 운동 걸으면서 누리는 마음의 평화와 비움의 축제다. 나 자신과.. 더보기
here & now 지금 여기엔 국화 몇 송이의 향기 피어난다네. 지금 여기엔 낙엽들 바스락 거리는 소리 정겹다네. 지금 여기엔 청량한 만추의 바람이 휙 스쳐간다네. 국화 몇 송이는 내 소유물이 아니라네. 나는 단지 그 꽃과 향기와 기품을 사랑할 뿐이라네. 한 촉에 집 한 채 값이라는 난초를 사랑하지 .. 더보기
금원산 수목 관찰 며칠 째 수목에 관심을 둔다. 다릅나무로 부터 수목에 대한 관심이 분출한다. 다릅으로 소품 공예를 몇 점해 보았는데 나무 조직이 매우 질기고 색깔이 고풍스러워 재료로 독특하지만 흔한 나무가 아니어서 관심이 많은 것이다. (다릅나무) 컴퓨터로 다릅나무에 관한 자료들을 거의 검색..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