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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불쌀개 뒷뜰 작은 문을 열기만 하면 산이라 불쌀개(불쏘시개)를 구하러 간다 온갖 낙엽들이 바닥에 뒤엉켜 있고 툭툭 추락한 가지들이 널려있다 이맘 때는 산이 더욱 어수선한 것이 나무들이 겨울잠을 잘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참나무며 소나무들이 벗어놓은 잎들로 걸음을 걸을 때마다 푸석거리며 부서진다 그제부터 난로를 피웠는데 불쌀개를 마련해 놓지 않아 불편했다 비가 내려 며칠을 기다리다 나선 것이다 하찮은 일 같지만 불을 지필 때도 요령이 있는 법이라 조금의 경험만 있어도 쉬운 일이다 난로의 제일 밑바닥에 깔비(마른 소나무잎) 한 줌, 그 위에 삭정이 한두 줌을 얹고, 그 위에 장작을 올리면 불이 쉽게 붙는다 삭정이를 부러뜨린다 얼마나 말랐는지 부러지는 소리가 청아하다 바싹 마른 것일수록 그렇다 덜 마른 것은 아직 생에.. 더보기
이중창 공사 창호 공사를 한다 모든 홑창을 이중창으로 보완한다 거실문이 도르래 고장으로 여닫기가 불편했는데 수리를 해서 문제가 해결되어 기분이 좋다 혼자서 끙끙 앓으며 수소문을 해보고 검색해도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는데 업자들은 크게 힘들이지 않고 하결하는 걸 보면 역시 프로는 프로답다 30평 주택의 모든 복창을 하는데 300만원 조금 적게 비용이 소요된다 (영림샷시, 금천샷시 시공) 더보기
겨울 준비와 개집 전원생활에서는 겨울 준비를 소홀하면 안된다 공동 주택은 굳이 개인이 나서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만 개인 주택 은 스스로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일상 생활 속에서 예기치 않은 고장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당황하기도 하는데 경험이 부족할수록 곤란을 당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문제로 전원생활을 포기하기도 하지만 능동적, 적극적 마인드를 가지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으며 전원생활의 참맛은 그런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자체를 즐길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런 능력이 부족하거나 의지가 박약하여 공동주택에서 안일한 생활을 한다면 전원생활의 보람은 눌리기 어려울 것이다 장작을 쌓아두고, 수목의 전지를 하고, 수확한 농작물을 얼지 않게 들여놓고, 화분을 실내로 이동 시키고 애완견 명랑이의 집을 손보는 일이 또.. 더보기
개집 지붕도 고치고 자투리 재료로 개집 지붕을 만든다 그런데 중요한 건 만든 시간은 자투리나 여분의 시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징크판넬 중에서 쓸만한 것은 남겨두고 내 호작질용으로 사용하려고 은근히 기대를 했었다 주택의 지붕은 그저 잔심부름하는 정도로 보조를 했지만 이제 내가 주역이 되어 하는 일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내가 직접 자를 들고 재고, 줄을 긋고 판넬을 오리고 피스를 박는 기쁨을 누려본다 징크판을 절단하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불꽃이 튀는데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오려내는 일을 직접 해봄으로써 고수가 되는 길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아는 것이다 더보기
토란을 캐며 오늘은 토란을 캔다 열사의 나라에서 귀화한 토란은 손꼽을만한 친수성 식물이다 토란의 몸은 온통 물을 실어 나르며 기관에 공급하는 대수로가 있을 것이다 뿌리는 수많은 잔뿌리를 가지고 빨대처럼 물을 뽑아올린다 토란을 심어놓고 매일매일 물조리로 실컷 마시도록 흥건히 뿌리는 일이 아침의 일과였다 한 번도 사양하는 법이 없이 받아서 마시고는 쑥쑥 키를 키우며 청록 줄기가 굵어지고 우산만한 큰잎을 내어 물기가 마르지 않게 하던 물을 사랑하는 식물이다 매년 텃밭의 단골 작물로 애호한다 심을 때 퇴비 한 번만 주고는 일체의 영양제나 농약을 치지 않이도 되기 때문이다 토란을 캐다보면 삼대가 공생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모구에서 둥근 덩어리가 불거져 나오기 자구에서 또 불거져 나오니 3대 가족이 살아가는 셈이다 부지런히 물.. 더보기
고구마를 캐며 고구마를 캔다 지난 5월 고구마 모종을 구입할 때 그 시작은 참으로 미약하였다 다른 모종과는 달리 제대로된 뿌리도 없이 마디에 붙은 가느다란 실뿌리가 따가운 볕에 말라 마르지 않고 생명력을 유지할런지 노심초사하며 야밤에도 자주 둘러보던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던 고구마 줄기가 말라 죽은 것을 보식해 주며 잦은 비에 무성히 자라 안도하며 성장 과정을 지켜보던 5개월 남짓한 기간이었다 틈틈이 아내는 무성한 줄기를 잘라 반찬 재료로 이용하기도 했다 다수확을 일찌감치 포기한 까닭이 있다 내 농사 실력이 형편 없는데다가 온통 돌밭이라 서너 해를 실패하면서 깨달은 것이다 작년에는 고구마 모종 값이나 건질까말까한 수준이라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었다 그래서 올해도 거의 작년 작황일 것이라 여겼는데 작년보다는 낫지만 .. 더보기
앞산에 단풍이 들고 앞산에 단풍이 든다 육안으로도 하루가 다르게 물드는 정도의 차이가 느껴진다 단풍이 물드는 것이 실은 마르는 것이다 겨울을 날기 위해 물관에 흐르는 수액의 공급을 최저로 줄이는 것이다 잔가지에 매달린 잎들은 변방에서 소외되며 낙엽을 떨군다 나무도 겨울잠을 잔다 잠은 삶과 죽음의 경계 상태에 있는 유기체의 활동이다 살아있지만 활동을 최소화하는 죽음의 상태다 나무들도 때를 알고 때에 맞게 생활방식을 바꾼다 사람들은 단풍이 곱다고 하지만 그것은 안색만 바라본 것이다 위엄을 갖추고 엄숙한 표정을 지닌 대자연의 풍경이며 대도의 교훈이다 더보기
지붕 리모델링을 마치며 지붕 리모델링을 모두 완료한다 36평의 지붕과 박공, 물받이를 800만원의 공사비로 마쳤다 징크 지붕의 실용성과 견고함과 미적인 아름다움으로 만족도가 높다 약 보름에 걸친 작업을 잘 마무리하게 된 것은 순전히 친구 덕분이다 나는 친구가알려주는대로 자재를 사면 친구가 오랜 경험으로 익힌 기술로 꼼꼼하게 작업을 하고 많지 않은 노임만 받은 것이다 업자에게 의뢰했다면 작업 기간은 단축할 수 있었겠지만 많은 비용을 부담하면서도 작업의 디테일에 소홀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친구는 아마 석재를 다루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 치밀한 성격으로 어찌나 정교한지 허용 오차범위가 일반적 기준보다 좁다 이 기간동안 작업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아내는 감동을 받았다며 흔치 않은 일이라고 한다 나는 친구의 능력과 성실성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