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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가래올 냇가에서 이곳에 터를 잡고 귀향을 결심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유혹은 바로 이 냇가이다. 덕유산에서 발원한 큰 물줄기 두 갈래가 모여서 월성에서 창선을 지나 바로 이곳 가래올로 흐르고 있다. 이곳은 상류여서 물살이 센 편이며 유속도 비교적 빠른 편이다. 화강암 너륵바위가 마치 선녀의 흰 치마폭 같다. 군데군데 커다란 바위들이 자리잡고 있고 흐르는 물은 제 속내를 다 드러내며 흘러간다. 단조로운 하천이 아니라 형상이 다채롭고 물 흐르는 소리도 마치 한 편의 음악을 듣는 것 같다. 나는 틈나는대로 이 강 언저리를 산책하며 때로는 물 속으로 들어가서 거슬러 오르거나 수영을 하거나, 소풍을 나서기도 한다. 이 강과 함께 나는 나이를 먹고 삶이 아름다워지며 생각이 맑고 깊어질 것이다. 아! 사무치게 아름다운 고향의 강이여! .. 더보기
가을의 문턱에서 오늘은 냇가에서 무심한 돌 두조각을 세워 놓고 그 앞에 한참이나 같이 앉아 있었다. 선사처럼.......... 벌개미취가 꽃을 피워 계절의 흥이 넘친다. 흙으로 빚은 풍경 한 개를 달아두고 소슬 바람 한 점을 기다리며.... 바위에 앉은 돌 새 한 마리 더보기
친구들이 선물한 수석 친구들과 함양 마천 냇가에 탐석하러 갔었다. 나는 그 방면에 관심이 별로 없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놀러가는 재미로 갔는데....... 아래 첫 번째 돌은 마천에 처음 갔을 때 한구님이 눈 도장을 찍어 둔 돌을 두번 째 갔을 때 우림님이 지게로 지고 차에 실어다 준 돌이다. 나는 그저 따라 가기만 했는데 소유권은 내게 있는 걸 보면 돌도 임자가 따로 있나보다. 그런데 그 소유권이란게 가만 생각해 보면 우리 인간의 소유의 본성에서 나온 허망한 것이 아니랴. 다만 이 돌에 새겨진 문늬를 보며 아름다움을 느끼면 되는 것이리라. 더보기
에꼬버섯 거창에서는 에꼬(애꾸)버섯이라고 부른다. 외꽃을 닮았다고 해서 부르는 방언이다. 올 여름엔 유난히도 비가 많아서 소나무 아래 노란 에꼬버섯이 수북하게 솟아 나온다. 남애 양지라고 하는 우리 집 뒷산에 이른 아침에 올라 서늘해진 공기를 마시며 산을 오르자 이 버섯이 나를 반긴다. 오늘 아침은 버섯을 데쳐서 초장을 재료로 한 소스에 찍어 먹으니 기분이 좋다. 오늘은 통영에 사는 친구, 창호를 방문하는 날이라서 버섯을 나누어 주며 이 즐거움을 나누려고 한다. 더보기
능소화와 개미취 개미취가 한껏 자태를 뽐내며 바위와 함께 가을 분위기를 고조시킵니다. 자연스럽게 어루러지는 이 분위기....... 자연석에 붙은 담쟁이 넝쿨과 철죽, 그 밑에 무성한 것은 섬백리향입니다. 거창에 사는 벗 김익중 선생님이 자기 집 삽작문에 있던 능소화를 손수 캐 준 나무입니다. 올해 꽃을 못 피울 줄.. 더보기
막돌로 연출한 진입로 집을 지으면서 경사진 진입로에 콘크리트 작업을 했는데 시멘트 길이 싫어서 막돌로 나름대로 구상하여 연출해 보았다. 제일 반기는 이들이 막돌들이다. 신명이 나는 것 같다. 제 가장 반듯한 낯짝을 겉으로 드러낸 채 서로 기대고 팔짱을 끼고 온 몸으로 밀착하는 막돌들의 사랑 .. 더보기
돌담을 쌓으며 가래올 골짜기, 이리저리 뒹굴고, 쳐박히던 막돌들 잔칫판이 벌어졌다. 몇 번이고 제 맨 뺨을 상대의 맨 뺨에 마주대고, 돌려대고 상대의 맨 가슴에 제 맨 가슴을 마주대고 또 돌려대며, 제 사주팔자대로 음양오행에 맞춰 짝을 찾더니 이윽고 깍지를 끼고, 팔짱을 끼고, 온 몸으로 포옹하고 있다. 이제야 한 몸이 되었구나. 한 마을이 되었구나. 그래도 체면이 있어 매끈하고 반듯한 낯짝 겉모습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면 속앓이로 푸석푸석하게 헤진 썩배기와 큰 돌 틈지기로 걸어들어간 쐐기의 고단한 비명이 들린다. 한겨울 차가운 골바람이 휘몰아칠 때는 입술 없는 잇발을 악다물어 조이는 일사분란한 병영의 함성이 매섭게 휘몰아친다. 따뜻한 봄날 그 틈새로 햇발이 머물거나 댓바람이 스걱대는 밤이면 내 어린 시절 사랑하는 .. 더보기
새봄맞이 나무심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