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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에피큐로스를 초빙하여 대화를 나누다. 오늘 하루가 텅 비어있다. 하루가 텅 비어 있다고 禪的선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오늘은 어제와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의 무대라는 것이다. 어떤 외적인 힘에 의해서도 통제받지 않는 時空시공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오늘 일상을 소중히 여기고 지금 이 자리,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는 자.. 더보기
삶을 사랑하는 기술(4) - 우주적 의식 뜰에 나선다. 바람이 매섭게 몰아치자 낙엽들이 떨며 모퉁이에서 서로 껴안고 있다. 서릿발 입에 문 칼날에 국화가 고개를 떨구었다. 그 봄, 그 여름날은 가고 바람은 늘 다른 길로 다니고 새는 늘 다른 춤을 추는구나. 모든 것은 흐르니 가만히 멈추어 있는 것은 없구나. 더위가 기승을 부.. 더보기
삶을 사랑하는 기술(3) - 화를 다스리기 가끔이지만 나는 악마, 마귀, 야수가 되기도 한다. 내 마음 어느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던 화가 폭발하는 경우다. 가장 비천하고 광적인 포악함으로 얼굴은 일글어지고, 뇌가 한순간 마비된 듯, 떨리는 사지와 말, 피가 역류하는 듯 충혈된 눈으로 상대를 향해 응징의 비수가 튀어나온다. .. 더보기
삶을 사랑하는 기술(2) - 상상여행으로 줌 아웃 고대 철학자들의 상상 여행은 이 세상, 온 우주를 인식하는 독특한 방법이었다. 저 먼 하늘 높이 날아올라서 위에서 내려다보는 鳥瞰조감이다. 장자는 한 번의 날갯짓으로 구만리를 날아가는 봉황새의 시각으로 우주를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봉황새보다 훨씬 강력한 날갯짓을 하는 새가 .. 더보기
눈 내리는 날의 독백(1) 간 밤에 도둑 고양이처럼 내린 눈이 천지를 뒤덮고 세상으로 통하는 길을 덮어 밀어서 길을 낸 후에야 바보 같은 짓을 했다고 길이 어디 肉路 뿐이더냐며 마음이 길로 다니느냐며 俗으로 秋波를 던지느냐며 짐짓 면박을 하며 빙그레 웃는다. 더보기
삶을 사랑하는 기술(1) - 몸과 마음의 단련 여보게 친구! ‘철학을 권하다’라는 책 한 권이 오늘 아침의 양식이라네. 맛갈스럽고 영양가가 높을 것 같아 1개월치 양식이 될지도 모르니 설렌다네. 현대인들이 고대인들에게서 배워야 할 철학하는 자세는 강한 신체라네. 책상 위의 창백한 철학도가 아닌 시장, 체육관, 바다, 논밭에.. 더보기
인연의 방주(3) 이러한 교의의 바탕 위에서 연기의 법칙이 설명된다. 무상하고 무아인 모든 현상이 변화하고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데는 어떤 법칙이 있다. 관계 변화의 법칙에 따라서 생멸하고 변화하는 것이다. 그 변화의 법칙이 바로 연기법이다. ‘이것이 있으면 그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그것이 .. 더보기
구름 한 점 피어 오르는 하늘 요 며칠 새 하늘의 한 모퉁이를 응시하고 있다. 턱을 괴다가 아예 등을 대고 누워 올려다 보며 잠을 잊는다. 어떤 기운이 감돌면서 구름 한 점이 피어 오르는 하늘을 우러르다 옷깃을 여민다. 말간 하늘에 인연의 바람 한 점 일어나 氣運生動(기운생동)하는 구름 그 틈새로 쏟아지는 瑞光(..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