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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월성천 - 물의 길 물의 길에서 한참 머무르면 수많은, 별의별 것들이 묻히고 잠기고 뽑히고 박힌 것들이 갈라지고 부서지고 나뒹굴고 구르고 있다 누가 물을 연약하다 하는가 누가 그 손을 곱다 하는가 단단한 가슴을 헤집고 사분오열 금이 간 돌에게 물어보라 자잘한 돌멩이들이 어떤 바위의 분신이었는.. 더보기
월성천 - 귀거래 오래 전에 한 줄기 물길을 따라 나서던 사람 하나 은발이 되어 수척한 모습으로 길을 거슬러 회귀한다 한 마리 연어처럼 천변을 따라 오르내리는 날이 많아지고 물가에 앉아 소회에 젖는 일이 잦아지고 어둑어둑해지면 등줄기 흠뻑 젖어 거처에 든다 더보기
월성천 - 물과의 동행 가리올이라는 물길 아랫쪽에 사는지라 월성 양지마을에서 창선마을 앞을 반복해서 오르내리는 중이다 물길에 동행하기 위해 매번 나는 거슬러 오른다 반나절 걸음이면 닿을 거리 남덕유 한 비탈에서 발원했을 히 하천은 아직 원기왕성하게 자라는 아동이다 하천을 따라 걷는 걸음은 늘 .. 더보기
월성천 - 돌의세례 장중한 육신의 굴레에 갇혀 부동으로 삭이던 허구한 세월 은 오롯한 소망의 기다림 계류 바닥에 누워 세례를 받기를 잘게 잘게 부서져 물처럼 흐를 수 있기를 벼랑 위에서 투신하며 한사코 구르던 돌의 분신들 수척한 얼굴, 헝클어진 행색으로 발치 아래 물길에 눈을 떼지 못하.. 더보기
월성천변을 걸으며 걷는 사람의 심장이 뛴다 심장의 밸브는 부지런히 열리고 닫히며 신선한 공기와 묵은 공기를 교체한다 두뇌가 신선해진다 일정한 파장으로 흔들리는 두뇌는 차분해지고 사유를 선사한다 온 몸을 실어나르기 위해 두 다리와 팔은 단조로운 반복운동을 마다하지 않는다 온 몸이 흔들리며 .. 더보기
거창인들의 특이한 발음 나의 향토 사랑의 출발점은 지명유래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다 지명은 한 고장 사람들이 정한 땅의 이름으로써 오랜 세월에 걸쳐서 형성된다 지명은 역사적 유래나 설화 그리고 자연 지형적 특성이나 풍수지리설 등이 반영되어 있다 지명을 앎으로써 선조들의 삶과 사고방식, 세계관 .. 더보기
황석산성 탐방 황석산을 지인들과 함께 오른다 나는 1597년 정유재란 당시의 황석산 전투의 현장 답사가 주된 목적이다 겨울비가 간간히 내리지만 일정을 미룰 수 없어 강행한다 우산을 받쳐들고 우의를 입고 미끄러운 길을 조심하며 산을 오른다 이번 탐방은 친구인 우림선생이 주선했으며 동행은 안.. 더보기
황석산성에서 정유재란 그 절명의 위기에서 어미 품을 찾아든 새끼들을 품고 독살스럽게 항거하느라 황석산은 정수리에 암봉 또아리를 이고 척추 아래로 천애의 절벽으로 금기줄을 둘렀다 신령한 기운으로 뭇백성들의 땅을 굽어볼 때는 천혜의 낙원을 감싸더니 정유 참화에 산이 가슴을 치며 울다울.. 더보기